[페루 인질극]주도인물 네스토르 세르파는 누구?

  • 입력 1996년 12월 22일 20시 19분


「尹聖勳기자」 지난 21일 밤(현지시간) 민간인을 포함, 페루정부와 무관한 인질들을 점차적으로 석방하겠다고 전격 발표해 이번 인질사건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로 부각된 네스토르 세르파(48)는 투팍 아마루(MRTA)의 전설적 지도자. 그의 존재는 이날 인질석방을 약속하는 라디오 메시지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84년 MRTA 창설에 일익을 담당했던 세르파는 지난 92년 조직의 1인자 빅토르 폴라이 캄포스가 체포된 뒤 지금까지 단독으로 조직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지난 15년 동안 페루경찰의 추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조직 내부와 페루경찰들 사이에서 「불사신」으로 불리고 있다. 세르파의 존재와 관련, 대사관저에서 풀려난 페루 사회주의당의 디에즈 칸세코의원도 『그와 몇차례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이를 확인했다. 완벽한 침입작전에 이어 단계적 인질석방 공표 등 치밀한 심리선전 공세를 펴고 있는 그는 지난 90년 페루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칸토 그란데감옥에서 MRTA 조직원 50여명을 탈출시킨 사건도 배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세르파는 조직의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중산층이 아닌 노동계급 출신. 전문가들은 그를 『지적이기 보다 행동적이며 다분히 충동적이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위험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79년 크로모텍스 공장 노동자 시위 사건 당시 공장점거를 지도한 것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들어섰으며 이후 체포돼 출감한 뒤 지난 84년 MRTA를 창설하면서 본격적인 혁명가로 탈바꿈했다. 세르파는 칠레 반군조직인 좌익혁명운동(MIR)과도 제휴하는 등 국제 혁명조직과 연대를 강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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