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연구진은 전자담배의 위험성이 일반 담배(연초담배)와 유사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반 담배를 끊은 뒤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계속 흡연한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23% 낮았다. 반면 완전 금연한 사람과 비교하면 전체 사망 위험은 22% 높았다. 연구진은 전자담배가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폐암 예방 효과를 일부 약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안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금연 후 전자담배 사용이 폐암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진은 2018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중 과거 흡연 이력이 있는 452만4895명을 분석했다. 이들의 2012~2014년 기록도 함께 활용해 참가자들을 현재 흡연자, 금연 기간이 5년 미만인 단기 금연자, 5년 이상인 장기 금연자로 구분해 2023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금연 후 매일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을 전자담배 사용군으로 정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폐암 발생과 폐암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총 2418만2543인년(person-years)을 추적한 결과, 폐암 발생 3만5887건, 폐암 사망 1만2807건이 확인됐다.
분석 결과 완전히 금연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폐암 발생 위험이 56% 높았고, 폐암 사망 위험은 두 배 높았다. 반면 전체 사망 위험 증가는 22% 수준에 그쳐, 폐암 관련 위험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
특히 폐암 고위험군인 50~80세이면서 흡연력 20갑년 이상(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인 사람들에서는 폐암 발생 위험이 91%, 폐암 사망 위험은 92% 더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금연 기간이 짧은 사람과 긴 사람 모두에서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 완전히 금연한 사람은 현재 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폐암 발생 위험 44%, 폐암 사망 위험은 5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끊은 기간이 길수록 폐암 위험은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완전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폐암 예방 효과 등 건강상 이점이 상당 부분 감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폐암 사망 위험 증가 폭이 전체 사망 위험 증가 폭보다 훨씬 컸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1저자 겸 교신 저자인 분당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는 동아닷컴에 “폐암은 사망률이 굉장히 높은 질환으로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며 “전자담배 사용자에서 높아진 폐암 발생 및 사망 위험도 증가가 전체 사망 위험 증가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전자담배는 연소 과정이 없기 때문에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안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전자담배에도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디아세틸, 크롬, 니켈, 납 같은 유해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 담배에서도 발견되는 발암성 물질들이다.
동물실험과 세포 연구에서는 전자담배 노출이 DNA 손상, 후성유전학적 변화, 폐암 발생과 관련된 분자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스스로 보고한 점, 사용 기기 종류와 액상 성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점, 추적 기간이 최대 6년으로 폐암 연구에서는 비교적 짧은 점 등을 한계로 꼽았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담배를 끊었더라도 전자담배를 계속 사용하면 폐암 위험 감소 효과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며 “폐암 예방 측면에서는 전자담배로 대체하는 것보다 완전히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자담배가 100% 안전하다는 인식 자체가 위험하다는 점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리고 싶다”며 “결국 금연의 최종 목표는 연초담배는 물론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 제품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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