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 텀이 짧아진다…코어팬 뚜렷한 영화들, 포맷 달리해 다시 상영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일 14시 55분


영화 F1 더 무비 포스터
영화 F1 더 무비 포스터
“이거 지난해에 나왔던 작품 아닌가?”

근래 영화를 예매해본 관객이라면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의문이다. 처음 개봉했다가 스크린에서 내려간 지 얼마 안돼 다시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려는 재개봉작들이 상영관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기준 일일 박스오피스 TOP10 가운데 3편이 재개봉작일 정도다.

최근 한 영화가 재개봉되기까지의 간격이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다. 과거 ‘재개봉’은 시간이 흐른 뒤 명작을 다시 꺼내어보는 회고적 성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올드팬을 겨냥한 이벤트성 상영을 넘어 추가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으로 확장되면서, 일부 인기작은 최초 개봉 후 수개월 만에 다시 극장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재개봉은 ‘상영 포맷이 바뀐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8월 국내에 개봉한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올해 3월 25일 ScreenX 버전으로 재개봉했다. 첫 개봉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그래도 관객이 어느 정도 든다. 이 작품은 지난해 560만 관객을 동원했음에도, 재개봉 전날 기준 예매율 3위를 기록하며 여전한 수요를 입증했다.

지난해 6월 처음 개봉한 ‘F1: 더 무비’도 약 9개월 만인 올해 3월 SCREENX와 4DX, IMAX, 광음시네마 등 특수관을 중심으로 대거 재개봉됐다. 이 외에도 4DX, 광음시네마로 다시 선보인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지난해 3월 개봉), 올 2월 IMAX로 재개봉한 ‘국보’(지난해 11월 개봉) 등도 비슷한 사례다.

이런 현상은 ‘보장된 콘텐츠’를 선호하는 최근의 관람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CGV 관계자는 “최초 개봉 당시 형성된 코어 팬층을 중심으로, 포맷을 달리해 영화를 다시 소비하려는 수요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최초 개봉 당시 관람을 놓쳤던 신규 관객들까지 끌어들이면서 전체 수요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영화관 및 배급사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극장으로선 일부 흥행작이 관객을 독식하거나 신작 공급이 줄어드는 시기에 스크린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고, 검증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급사는 영화관 상영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투자사와 제작사 역시 통상적인 수익 배분 구조(5대 5)를 대개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수십 년 전 개봉했던 작품을 재상영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례는 배급사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주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고전 명작을 엄선해 선보이는 ‘클래식 레미니선스’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이 기획전을 통해 지난달 ‘쇼생크 탈출’, ‘굿 윌 헌팅’, ‘오만과 편견’, ‘첨밀밀’이 재개봉했는데 1020세대의 관람 비중이 평균 40%대를 넘기도 했다.

재개봉이 극장의 ‘리스크 관리 전략’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개봉 영화는 수입 가격이 낮은 데다, 마케팅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재개봉작의 흥행은 검증된 콘텐츠를 3S(Screen, Sound, Seat)가 갖춰진 특화된 인프라의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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