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광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권모 씨(32)는 최근 AI 음성인식 기반 회의록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업무 시간이 크게 줄었다. 회의 내용을 녹음한 뒤 일일이 풀어 회의록을 써야 했던 과거와 달리, AI가 실시간으로 내용을 번역·요약하고 향후 플랜과 필요한 메일 초안까지 작성해주기 때문. 권 씨는 “사회초년생 때 회의록 때문에 회사에서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이제는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개인들 넘어 기업들도, 음석인식 AI에게 회의록 맡겨
회의록을 작성하던 ‘팀 막내 직원’의 역할을 이제는 AI가 대신하고 있다. AI 회의록 서비스가 개인용 도구를 넘어 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국내 선두주자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 전용 서비스 ‘네이버웍스 클로바노트’다. 매달 비용을 치르는 구독형 서비스로, 가장 인기가 높은 플랜의 경우 월 6000분 사용 기준 구독료가 월 8만6500원 수준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2024년 10월 출시 후 지난해 12월까지 유료 고객 수가 월평균 40% 이상 늘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개인용 음성-텍스트 변환 AI 서비스인 ‘클로바노트’에서 쌓은 사용자 경험이 기업 고객 유입으로 이어진 결과로, 누적 가입자는 최근 660만 명을 넘어 1년 전보다 약 24%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앤마켓스에 따르면 전세계 음성인식 시장 규모는 2025년 96억6000만 달러(약 14조4000억 원)에서 2030년 231억1000만 달러(약 34조5000억 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음성인식 서비스 중에서도 ‘AI 회의록 서비스’를 가장 빠르게 수익화될 영역으로 꼽고 있다. 회의가 끝날 때마다 이뤄지는 반복적인 업무로, 이를 AI로 대체하고픈 수요가 높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회의 내용을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T 모델이 에이닷 전화의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네이버 필두로 SK텔레콤 등 가세
시장이 커지자, 후발주자들도 각각의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에이닷 노트’는 음성-텍스트 실시간 변환으로 기능을 차별화했다. 녹음 종료 후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는 기존 방식과 달리 대화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보여주고, 구간 요약을 제공해 현장에서 즉시 맥락 파악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리더 발언 중심으로 회의를 기록하는 ‘리더 회의록’ 등 사용 목적에 최적화된 9종의 템플릿도 제공하고 있다. 에이닷 노트는 지난해 6월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사용자 30만 명을 돌파했다.
관련 스타트업도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전용 AI 미팅앱 ‘비즈크러시’는 오프라인 비즈니스 환경에 특화됐다. 자체 개발한 노이즈 필터 엔진으로 카페나 콘퍼런스처럼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높은 인식률을 구현한다. 글로벌 언어 AI 기업 ‘딥엘(DeepL)’은 회의록 받아쓰기나 번역 다운로드 등을 35개 언어로 지원하며 글로벌 협업을 돕는다.
AI 에이전트도 음성 인식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AI 기반 협업 툴 ‘노션’은 지난달 ‘커스텀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하며 음성인식 회의록 정리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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