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 특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회동을 앞둔 가운데, 미국이 중재하는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지난달 3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도네츠크주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우크라이나명 포크로우스크)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를 해방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작전 성과에 감사하다. 러시아군은 거의 모든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러시아 국방부 또한 러시아군이 포크로우스크 시내 중심부에서 러시아 국기를 펼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포크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의 핵심 병참기지이자 물류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20개월에 걸친 러시아의 공습으로 핵심 고속도로와 철도 노선 등이 파괴됐다. AFP통신은 “이번 점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전선의 다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보급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과 서쪽으로 추가 진격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1일 “러시아가 전선에서 압박을 가하려는 많은 시도를 하면서 이에 대해 요란한 성명을 동반할 것”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전적으로 서방을 향한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방안을 둘러싼 새로운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외교적 부담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포크로우스크 점령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은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미국 주도의 긴장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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