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이온농도분극 기반 ‘물·수소 동시 생산 플랫폼’ 공개

  • 동아경제

(왼쪽부터) 박지희 서울대학교 에너지이니셔티브 연구단 박사, 윤세혁 서울대학교 소프트파운드리연구소 박사, 하승재 프로바랩스 박사, 김성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왼쪽부터) 박지희 서울대학교 에너지이니셔티브 연구단 박사, 윤세혁 서울대학교 소프트파운드리연구소 박사, 하승재 프로바랩스 박사, 김성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김성재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정제수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에너지 회수형 정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담수화 시스템과 수전해 시스템을 통합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당 시스템을 모듈화가 가능한 소형 장치로 개발했으며 여러 모듈을 조립해 대형 장치로 확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난 현장, 우주선 내부 등 인프라가 제한된 환경에서 물과 에너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대학교 에너지이니셔티브(SNUEI)의 지원을 받았으며,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 Materials(Nature Portfolio)’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물 정화와 수소 생산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이온농도분극(Ion Concentration Polarization, ICP)’ 현상을 활용한 정제수-수소 동시 생산 플랫폼을 개발했다. 양이온 교환막을 이용한 이 현상을 통해 단일 모듈에서 염 제거와 수소 발생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핵심 원리는 전류를 양이온 교환막에 흘려 막 한쪽에서는 염분과 오염 물질이 제거된 물이 생성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소 이온이 전자를 얻어 수소 기체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미세유체 장치를 제작해 정제수 생성 영역과 수소 기포 발생을 동시에 관찰했고 3D 프린터로 제작한 메조 스케일 장치에서 시간당 수 mL 수준의 수소 생산과 안정적인 정제수 생산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전기 에너지의 약 10%가 수소 형태로 회수됐고 전류가 증가할수록 수소 생산량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고농도 소금물 환경에서도 정제수가 안정적으로 생성돼 해수 기반 응용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스템은 기존 전기투석이나 역삼투압 방식과 달리 단일 막 구조로 구동되며 고압 펌프 없이도 작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장치 구조가 단순하고 가벼워 휴대용·분산형 정수 장치로 확장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물 정화 과정에서 사용된 에너지의 일부를 수소로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이온농도분극 담수화 기술에서 그대로 소모되던 에너지의 8~10%를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생성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하면 일부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에너지 자립형 정수 장치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재 교수는 “물과 에너지를 별도로 다루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점이 중요하다”면서 “기술을 소형화·모듈화해 재난 현장이나 우주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프로바랩스 하승재 박사는 “나노전기수력학 기술을 실제 수소 생산과 담수화에 적용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향후 지속 가능한 물·에너지 자립 기술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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