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4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이스라엘 정부보도실 유튜브 캡처) 2025.10.04.
부패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익을 위해서는 자신이 사면받아야 한다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에 서한을 보냈다.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직위로 여겨지지만 법적으로 범죄자를 사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30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네타냐후 총리 측에서 받은 111페이지 분량의 사면 탄원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변호인 아미트 하다드는 헤르조그 대통령을 향해 “이 요청이 승인된다면 총리는 이 중요한 시기에 이스라엘의 발전을 위해 모든 시간과 능력,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위협을 물리치고 기회를 실현하려면 국민적 단결이 필수”라며 “많은 국민과 마찬가지로 나도 재판을 즉각 중지하는 것이 화해 촉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익을 생각하는 모든 이들이 이 조치를 지지해달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몇 차레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네타냐후 총리의 사면을 건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후 “비비(네타냐후 애칭)를 놓아줘라, 그는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한 이후에도 공식 서한 등을 통해 “정치적이고 부당한 기소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그간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사면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식 요청을 제출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요청에도 헤르조그 대통령은 “법무부의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요청을 평가하겠다”고만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9년 뇌물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20년 5월부터 재판받고 있다. 사업가로부터 샴페인이나 시가 등 약 3억20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거나 언론사에 특혜를 주는 대가로 우호적인 보도를 얻어내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카타르에서 6500만 달러에 달하는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보자관 등 측근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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