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가 2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을 따라 걷고 있다. 이로써 레오 14세는 6일간의 튀르키예 및 레바논 순방 중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앙카라 = AP뉴시스
“국제사회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인류의 미래가 위태롭다.”
올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2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행정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났다. 교황은 즉위 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무슬림 국가를 택했다. 1700년 전인 325년 튀르키예 이즈니크에서 ‘삼위일체’를 규정한 ‘니케아 공의회’기 열린데다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중재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는 이날 “세계 곳곳의 갈등이 평화, 기아 및 빈곤 퇴치, 보건 및 교육, 환경 보호 등 인류의 가장 큰 과제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튀르키예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민족들 사이의 안정과 화해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팔레스타인 사태 해결에 관심을 촉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전 세계가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빚지고 있다”며 서방 이스라엘과 밀착하는 서구 주요국을 겨냥했다.
교황은 앙카라 일정을 마친 후 이즈니크로 이동해 동방정교회 수장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 등 타 종교 지도자와 만나기로 했다. 또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고, 정교회 성당과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등도 찾기로 했다.
교황은 튀르키예 일정을 마친 후 레바논을 찾기로 했다. 레바논은 2019년 경제위기에 따른 대규모 반정부 시위, 2020년 베이루트항의 대규모 폭발 사고, 이스라엘과의 거듭된 교전 등으로 정국 혼란이 극심한 상태다. 교황은 이 곳에서도 평화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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