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회복속도 다 잡은 인공관절 로봇수술, 환자 맞춤 시대 열다

  • 동아일보

정밀 의료 시대, 로봇수술이 바꾸는 관절 치료
〈1〉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
등산-러닝-골프 등 운동族 늘며… 중장년층 무릎통증 환자 증가세
다리 변형 4기 인공 치환술 필요
로봇수술, 뼈 절삭-조직 손상 최소… 정확도 높고 회복 속도 빨라 ‘장점’

임영재 보강병원 원장이 무릎 인공관절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두용 기자 music@murepa.com
임영재 보강병원 원장이 무릎 인공관절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두용 기자 music@murepa.com
《고령화와 활동량 증가로 관절 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치료의 기준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 치환술 분야에서는 로봇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수술의 정밀도·안정성·회복 속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로봇수술이 무릎 및 고관절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심층 분석한다. 첫 번째 기사에서는 로봇수술이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에 만들어낸 변화를 집중 조명한다.》

고령화로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등산·골프 등 무릎 사용량이 많은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50∼60대 중장년층에서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손상된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은 대표적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정밀 인공관절 수술’이 빠르게 확산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강병원 임영재 원장은 “로봇수술은 결과의 일관성과 정확도를 높여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며 개인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환자 연령대가 점점 젊어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7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등산·골프·조깅 등 활동량이 많은 50∼60대 환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반복적인 충격, 비만, 좌식 생활 등이 관절의 미세한 손상을 누적시키고 이에 따라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어떤 질환이며, 어떤 경우에 수술이 필요하나.

“연골이 닳고 관절면이 변형되면서 통증·부종·운동 제한이 생기는 만성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주사·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손상이 심해 관절 간격이 거의 없어지거나 다리 변형이 진행된 4기 단계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통증을 단순한 노화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관절 기능 보존의 핵심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어떤 원리로 진행되는 수술인가.

“손상된 관절면을 끊어낸 뒤 특수 금속 소재로 제작된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로 삽입해 관절의 정렬을 회복하는 원리다. 관절의 불균형이 바로잡히면 뼈와 뼈의 마찰이 줄어 통증이 완화되고 보행 시 흔들림이 줄어 안정성이 높아진다. 수술의 목적은 단순한 통증 제거가 아니라 관절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다.”

―최근 인공관절 로봇수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수술은 집도의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반면 로봇수술은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기반으로 3D 무릎 구조를 구현하고 절삭 범위, 임플란트 위치를 사전에 설계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로봇팔이 계획된 범위만 잘라내도록 햅틱 제어가 작동해 불필요한 뼈 절삭이나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 덕분에 정확도가 높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로봇 도입 이후 의료진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었나.

“과거에는 의사의 경험과 손 감각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정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시간 데이터와 비교해 최적의 절삭을 수행하는 ‘설계자’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로봇 덕분에 수술의 표준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숙련도 차이에 따른 편차가 줄었고 재현성이 크게 향상됐다. 결과적으로 환자 입장에서도 더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로봇수술의 핵심으로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강조되는데 어떤 의미인가.

“환자마다 뼈의 모양, 변형 정도, 인대 긴장도가 모두 다르다. 로봇수술은 CT 기반 3D 모형화로 이러한 해부학적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절삭 깊이와 임플란트 각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수술 후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관절의 안정성도 높아진다. 환자가 ‘무릎이 내 몸에 딱 맞는다’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봇수술은 어떤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라고 보나.

“모든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초기 퇴행성관절염은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 간격이 거의 없어진 4기 환자, 다리 정렬이 틀어진 환자, 변형이 심한 환자에게는 로봇수술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양측 무릎을 차례대로 수술해야 하거나 과거 수술로 해부학적 구조가 변한 환자도 로봇의 정밀 계획이 유리하다.”

―실제로 로봇 시스템 도입 이후 예후나 환자 만족도에 변화가 있었나.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은 결과의 일관성이다. 로봇을 활용하면 절삭 범위와 정렬이 계획대로 정확히 시행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과 부종이 줄고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고령 환자들도 재활 참여도가 높고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더 편안하고 덜 두려운 수술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헬스동아#건강#의학#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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