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尹에 ‘왜 큰절 안 하나’ 따진뒤 사이 멀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1일 17시 32분


인사청탁 정치브로커 법정 증언
“건진, 尹부부 정신적으로 이끌어
의원 말고 대통령 하라고 권유도”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뉴스1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결혼과 진로 등 대소사를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상의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 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주면서 대통령 출마도 권했다는 내용이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전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사건 재판에선 ‘정치 브로커’ 김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 전후로 전 씨에게 공직과 금융권 등 인사를 청탁한 인물이다. 특검이 인사 청탁을 전 씨에게 한 이유를 묻자 김 씨는 “전 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사표를 낸다고 하니 전 씨가 ‘귀인을 만날 것’이라며 말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이 결혼할 때나 검찰총장으로서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윤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김 씨는 이런 이야기를 전 씨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출마를 권한 사람 역시 전 씨라고도 증언했다. 국회의원 영입 제안을 받은 윤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상의하자 전 씨가 “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 하냐”고 묻자 전 씨가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는 내가 낫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전 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와 전 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김 씨는 “전 씨에게 들어서 아는데, 대통령 부인이 정신적으로 약간 병이 있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고, 해외 여행갈 때도 전화해서 ‘이번에는 누구를 조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전 씨와 사이가 멀어졌다고도 증언했다. 당선 직후 윤 전 대통령 집에 초대받은 전 씨가 “왜 나한테 큰절을 안 하냐”고 따졌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법당에서나 큰절한다고 했지, 밖에서도 큰절한다고 했냐”고 받아쳤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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