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 송지오인터내셔널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느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K컬처가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동시에 K패션 인기가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저가 이미지로 소비되는 흐름은 경계해야 합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갤러리 느와 송지오’에서 만난 송재우 송지오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대표(31)는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패션은 입는 예술이자 문화”라며 “플래그십 매장을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이 아닌 창작의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국내 1세대 남성복 브랜드 ‘송지오(SONGZIO)’를 이끌고 있는 송 대표는 창업자인 송지오 디자이너의 아들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2018년부터 대표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23년부터는 크리에이티브디렉터를 겸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체 브랜드를 합쳐 약 1000억 원대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여성복 매출을 200억 원대로 늘려 총 12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국내 브랜드 최초로 남성복과 여성복 플래그십 매장을 만들면서 K패션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파리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온 만큼 파리는 브랜드의 본거지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복합문화공간 조성도 확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갤러리 느와는 시작점이자 송 대표의 철학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그는 단순히 옷을 진열하는 대신 예술가들과 협업해 패션과 전시를 결합했다. 그는 “하나의 옷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를 공간 안에서 함께 경험하길 바랐다”며 “패션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창작과 예술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송지오는 ‘자수’와 ‘패치워크’ 등을 활용해 회화적 감성을 옷 위에 구현하며, 예술성과 장인정신이 공존하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하반기(7~12월)에는 미국 뉴욕 소호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은 기획 단계부터 예술가들과 함께 설계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패션, 건축, 아트,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해 매장 자체를 하나의 작품처럼 구성할 예정이다. 향후 중국 상하이와 영국 런던에도 복합문화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송 대표는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끊임없이 새로운 협업을 시도하는 게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예술·음악·가구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했다. 7일부터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 ‘엘리엇 에밀’과의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와 공동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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