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만 치료 환자가 자신의 치료에 사용 중인 위고비를 들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제작사인 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와 협의해 비만약을 최소 149달러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AP/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제약사들과 함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공공보험 적용 및 가격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이 성사될 경우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를 월 약 149 달러(약 21만 5000원) 수준으로 구매할 수 있게 돼 비만 치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일라이 릴리(Eli Lilly),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등 주요 제약사들과 함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보장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보험 적용 확대는 어떤 방식?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 의료보험 적용 방안이 합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은 협상 완료 시 비만 치료제가 판매될 ‘트럼프Rx’ 홈페이지. (출처=트럼프Rx 홈페이지 캡처)미국의 공공 의료보험은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이드(Medicaid)와 65세 이상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메디케어(Medicare)로 나뉜다. 현재 메디케어는 제2형 당뇨병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특정 질환에 한해서만 GLP-1 치료제를 보장하고 있다. 비만을 직접 치료 대상으로 삼지는 않아 대부분의 주정부 메디케이드에서도 동일한 제한이 있다.
협상이 확정될 경우 위고비(Wegovy)와 젭바운드(Zepbound) 등 대표적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를 최저 월 149달러, 299달러(약 43만 원) 수준으로 책정하는 안이 제시되고 있다. 젭바운드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에 비해 50달러 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들 비만 치료제는 내년 초부터 행정부의 약가 플랫폼 ‘트럼프 Rx(TrumpRx)’를 통해 공급될 계획이다.
WSJ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사 경영진과 함께 백악관에서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제약회사 반응도 긍정적…협상 발표 ‘코 앞’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주니어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재정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이 같은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의 일환이다.
미국 보건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비만과 만성 질환과의 싸움을 핵심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를 두고는 가격이 너무 높다며 “약 3조 달러의 비용이 든다”며 비판한 바 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비만약인 오젬픽을 두고 ‘지방 감량 약’이라며 “150달러 혹은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정부와의 협의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젬픽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자사의 약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길 바란다”며 “정부와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위고비 제조사 일라이 릴리 역시 “환자 접근성 확대, 혁신 보전, 약가 부담 완화를 위해 행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아직은 세부 조율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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