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 대기질 악화…초미세먼지 WHO 권고치 7배

  • 뉴스1
  • 입력 2025년 11월 5일 06시 10분


불법 벌목·농업용 방화 때문…2023년에만 화재 12만 건

907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9.7/뉴스1
907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9.7/뉴스1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이 오히려 대기오염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수년간 늘어난 불법 벌목과 농업용 방화가 아마존 일대의 공기질을 악화시키며,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당 15㎍)의 약 1.3~6.9배에 달하는 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브라질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 ‘유독한 하늘: 농축산업이 아마존의 숨통을 조이다’(Toxic Skies: How agribusiness is choking the Amazon)는 위성 영상과 신규 대기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마존 지역의 오염 수준이 주요 대도시를 능가했다고 밝혔다.

원인은 화전(火田)과 개발 때문이다. 보고서는 2023년 아마존에서는 약 12만 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그중 80% 이상이 농업용 목초지 개간과 관련된 인위적 화재로 추정됐다.

브라질 북부와 마투그로수 등 대규모 축산지 인근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WHO 권고치를 최대 6배 가까이 초과했다. 과거 ‘청정 지역’으로 평가받던 아마존 일부 지역은 지금 세계 주요 도시보다 오염이 심한 수준으로, 주민들은 매년 4~6개월 동안 유독한 연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같은 오염은 지역 주민의 건강뿐 아니라 산림의 탄소 저장 기능과 강수 조절 능력을 약화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아마존의 화재는 대부분 인위적으로 발생하며, 농업 확장 과정에서 기업들이 오염의 사회적 비용을 지역사회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2025년 11월 10~21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공개됐다. COP30은 파리기후협정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회의로, 각국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COP으로, 산림 보호와 기후 정의를 둘러싼 논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장관은 현장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COP30을 앞둔 지금, 아마존의 공기가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된 것은 국제사회의 산림 보호 공약이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불법 화재를 방치한 기업과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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