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체어스 포럼]
크리스텐슨 美CSIS 프리츠커 석좌
“中에 높은 의존, 경제-안보 위험 키워… 美투자-고부가 산업 협력전략 전환을”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한미 관세협상 끝 아닌 시작일수도… 트럼프 정부와 상시 직접소통 필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열린 ‘2025 체어스 포럼’에서 토머스 크리스텐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프리츠커 석좌·컬럼비아대 교수(왼쪽 사진 오른쪽)와 봉영식 연세대 객원교수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오후 세션에선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오른쪽 사진)의 미국 관세 정책에 관한 기조 강연이 이어졌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중국이 미국에 수출을 제한하면 한국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입게 된다. 한국도 미국·호주와 희토류 가공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토머스 크리스텐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프리츠커 석좌·컬럼비아대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채널A·동아일보 주최 ‘2025 체어스 포럼’ 기조강연에서 “중국에 대한 한국의 높은 의존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위험을 키운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될수록 한국의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한국이 서둘러 중국으로부터 ‘디리스킹(derisking·위험분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 “韓, 미국·호주와 희토류 가공 공동 추진해야”
크리스텐슨 석좌는 강연에서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때 중국산 부품이 베트남, 멕시코로 옮겨가면서 전체 무역 적자는 오히려 늘었다”며 “이제 미국은 이런 우회 수입을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한국 수출품 중 상당수는 한국의 대미 수출품의 중간재”라며 “한국도 이런 환적(transshipment) 규제의 잠재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베트남, 멕시코 등을 거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도 트럼프 행정부의 환적 차단을 위한 관세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한국은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직접 투자 및 고부가 산업 협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도 한국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텐슨 석좌는 “중국 상무부는 10월 희토류 및 자석 수출에 대한 포괄적 통제 조치에 미국과 거래하는 제3국을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며 “이는 미국의 환적 차단 관세 정책에 대한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희토류와 핵심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미 안보-통상 ‘그랜드 패키지’ 내놔야”
오후 세션 기조강연에 나선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세계 경제 리셋(reset)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의 첨단 기술 및 자본 투자는 미국 산업 재건의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관세 협상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 소통 채널을 상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통상 분야를 함께 묶는 ‘그랜드 패키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정인교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은 미중 모두에 중요한 파트너인 만큼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 일본대사, 김종훈·정인교 전 통상교섭본부장,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서면 축사를 보냈다.
미즈시마 대사는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한국과 미국, 호주, 인도 그리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이 대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중한(한중) 간 중요 고위급 교류를 진행하는 중요한 계기인 만큼, 양국 관계에 새롭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축사에서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발전해 선진국에 안착하느냐 아니면 도태하느냐의 절박한 갈림길”이라며 “이제는 도약과 성장을 탄탄하게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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