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률 99.9%로 인적분할 확정
CDMO·시밀러 분리로 전문성 제고와 이해상충 해소
11월 1일 분할기일, 11월 24일 재상장 예정
주주가치 및 글로벌 수주 경쟁력 동반 상승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독립적인 체제를 공식화했다. 회사는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 찬성률 99.9%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분리하며, 본격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93%가 출석해 높은 주주 참여율을 보였다. 회사 측은 “분할안은 참석 주주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지속 성장을 위한 밑그림이 완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개편은 기존 주주가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식을 각각 0.6503913 대 0.3496087 비율로 나눠 받게 된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이며,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거래가 정지된 후, 11월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 및 재상장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을 통해 위탁개발·생산 중심의 사업에 전념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톱티어(Top-Tier)’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며, 향후 바이오 기술 투자 및 신규 사업을 주도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투명성을 높이고 고객사 이해상충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 의사결정 체계로 운영돼 왔지만, 일부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시밀러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 회사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고객사 신뢰 확보와 수주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결정은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다. CDMO와 바이오시밀러가 독립된 구조에서 각자 시장의 특성에 맞게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막 개시’로 평가한다. CDMO 산업이 고도화·전문화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기업이 서비스 집중도를 높이고 독립적 경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세계 최대 생산 규모를 갖춘 CDMO 기업으로, 이번 구조 개편을 통해 고객 신뢰와 수주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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