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OST ‘골든’ 작곡-노래한 이재
“한국 알리고 싶어 한국어 가사 넣어
아이돌 데뷔 실패, 좌절 대신 작곡
아카데미상 받으면 그냥 기절할 것”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걸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파트를 부른 한국계 미국인 가수 겸 작곡가 이재. 그는 “‘골든’은 내 기존 음역보다도 높게 만들었다”며 “나 자신에게도 챌린지였다”면서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니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마음뿐이에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골든(Golden)’의 작곡가이자 가수인 이재(EJAE·34)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2개월 전만 해도 그냥 작곡가였는데, 갑자기 (가수로도) 사랑해 주시니 낯설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그가 참여한 곡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각각 8주간 1위에 올랐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케데헌’ 곡 작업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이제는 세계적으로 K팝뿐만 아니라 ‘K’의 모든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며 “한국 사람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는 ‘골든’을 만들며 특히 중시했던 점이 있다고 한다. “후렴구에 한국어 가사를 넣는 것”이었다. 그는 “케데헌 노래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며 “미국 싱얼롱 상영에 갔더니 현지인들이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란 후렴구를 한국어로 그대로 따라 불렀다. 너무 뿌듯했다”고 전했다.
배우인 신영균 전 국회의원의 외손녀인 그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10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당시엔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재는 “성장하려면 당연히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긴다”며 “그때 많이 거절당했던 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람은 다 때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어요. 더 중요한 건 성장이죠. 떨어지면 ‘오케이, 또 하면 되지’ 하는 마음이 중요했어요. 그 마음으로 계속했고, 음악이 절 살렸어요. 가수를 꿈꿨지만 작곡가나 엔지니어도 있잖아요. 그때 저는 비트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12시간씩요.”
이재는 케데헌 OST를 계기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애니메이션 ‘케데헌’과 수록곡 ‘골든’은 벌써부터 내년 미 아카데미상과 그래미 어워즈의 강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솔직히 너무나 받고 싶다”며 “(받으면) 그냥 기절이다. 계속 울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이재라는 아티스트가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계속 작곡가로서 성장하고 싶고, K팝과 미국 팝을 연결하면서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함께 일하고 싶은 K팝 그룹으로 ‘에스파’와 ‘방탄소년단(BTS)’을 꼽았다.
“에스파는 제가 추구하는 곡들의 느낌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BTS는 함께할 수만 있다면 너무 영광일 거예요. 특히 제가 작업한 곡에 정국 님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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