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튀캐’…이 정도면 복제 수준이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0일 06시 57분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원작인 웹툰의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이정은(위쪽)과 박종환은 웹툰(작은 사진)과 복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OCN·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캡처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원작인 웹툰의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이정은(위쪽)과 박종환은 웹툰(작은 사진)과 복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OCN·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캡처
■ ‘웹툰 vs 드라마’ 캐릭터 싱크로율 비교해보니…

tvN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박종환 등
웃음소리·표정 디테일까지 빼닮아
OCN ‘천리마마트’ 헤어스타일 완벽
캐릭터 훼손 최소화…시청자들 호응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잇따라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적지 않은 경쟁작의 틈새에서 성공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단연 ‘싱크로율’이 첫손에 꼽힌다. 웹툰 속 캐릭터와 이를 극중 실제 구현하는 연기자가 얼마나 닮았는지 여부가 드라마의 인기를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케이블채널 OCN ‘타인은 지옥이다’와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눈길을 모은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웹튀캐(웹툰에서 튀어 나온 캐릭터)’들이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는 덕분이다.

● 이보다 더 똑같을 순 없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그야말로 ‘복제’ 수준이다. 웹툰의 독특한 내용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때문에 오히려 캐스팅 과정에서 우려가 따라다녔지만, 현재는 완전히 벗어났다. 임시완을 중심으로 이정은·박종환·이중옥이 웹툰 속 캐릭터를 현실로 끄집어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빈틈없이 웹툰의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 등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시각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파급력을 키워가고 있다.

극중 임시완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예민함과 동시에 무신경한 표정을 짓고, 이정은은 푸근한 인상 뒤에 섬뜩한 기운을 감춰두고 있다. 박종환과 이중옥은 각각 기괴한 웃음소리와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웹툰에서 캐릭터가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박종환은 캐릭터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머리카락을 밀고 치아에 장치를 끼웠다. 이중옥은 인조 머리카락을 붙여 지저분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김병철(정복동 역·위쪽)과 이동휘(문석구 역).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김병철(정복동 역·위쪽)과 이동휘(문석구 역). 사진제공|tvN

20일 방송하는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출연진도 원작 캐릭터 이미지에 뒤지지 않는다. 김병철·이동휘·박호산·정민성은 각자 개성을 살려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병철은 원작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소화했다. 원작 속 뚱뚱한 겉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팔자주름 덕에 캐스팅된 것 같다”며 닮은 점을 꼽았다. 박호산은 원작의 ‘대머리’를 따라하지 못하는 대신 콧수염으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민성은 곱슬머리로 변신했다.

이들의 모습에 웹툰 원작자들은 크게 공감하고 있다. ‘타인은 지옥이다’ 김용키 작가는 “연기자들의 외견과 캐릭터가 몹시 비슷해 놀라웠다”며 “이정은은 제가 상상해온 모습 그 자체”라고 말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김규삼 작가도 “상상 이상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 2% 부족함은 연기력으로!

두 드라마의 연기자와 원작 캐릭터의 높은 싱크로율은 연기를 통한 표현력의 힘도 중요하다. 옷차림 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아무리 똑같다고 할지라도 캐릭터의 설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표현은 ‘흉내내기’에 그칠 뿐이다.

그래서 연기자들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석해 입체적으로 만들어냄으로써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오감 만족으로 확대시킨다. 이를 통해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제공하는 최고의 재미를 충족할 수 있다. 또 웹툰을 보며 상상해온 장면이 영상으로 완성된 모습을 기대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배경이 되는 공간의 세트 설치, 소품 등에 공을 들인다.

‘타인은 지옥이다’ 김용키 작가는 캐릭터에 국한하지 않고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보는 폭넓은 시각을 추천했다. 김 작가는 “원작의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한 장면이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각색을 통해 웹툰과 달라진 드라마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더욱 재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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