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트로피’ 금 75%·은 25%…디자이너 7명 40시간 수작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8일 06시 57분


■ 황금종려상 트로피 이렇게 제작됐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으면서 그 트로피에 대한 호기심도 일고 있다. 공정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이다.

● 누가 디자인하나?

트로피 제작에는 스위스 보석 브랜드 쇼파드에 소속된 7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한다. 트로피를 구성하는 18cm의 줄기와 19개의 잎 문양은 하나씩 주조한 후 조립한다. 재질은 금 75%, 은 25%로 구성된다. 받침대인 크리스털은 3kg의 원석을 연마해 완성한다. 모든 재료는 공정 거래 인증을 받은 곳에서만 받는다.

디자이너들이 40시간에 걸쳐 수작업으로 완성한 트로피는 비밀리에 보관돼 영화제 폐막식 몇 시간 전 식장인 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대극장 뤼미에르로 옮겨져 마침내 수상자의 품에 안긴다.


● 그 역사는?

첫 황금종려상 주인공은 1955년 제8회 때 델버트 만 감독과 영화 ‘마티(Marty)’였다. 이후 1975년부터 ‘황금종려상’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초의 트로피는 당시 유명한 보석세공사 뤼시엔 라종이 디자인했다. 종려나무의 잎과 줄기 아래 끝 쪽이 하트 모양을 이루는 형태였다. 받침대는 조각가 세바스티앙이 조각했다. 1980년대 초에는 받침대를 둥근 모양으로 만들었다 1984년 피라미드 형태로 바꿨다.

1992년부터 티에리 드 부르크네가 디자인해 손수 깎은 크리스털 소재 받침대를 사용했다. 이후 1998년 쇼파드의 캐롤라인 슈펠레가 수정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70회 영화제를 기념해 다이아몬드를 잎과 줄기에 별 모양으로 박아넣은 새 디자인을 특별 제작해 화제가 됐다.

● 수상 트로피는 누가 보관하나?

황금종려상은 최고 작품과 연출자인 감독에게 주는 것이니만큼 이번 영화제 황금종려상 트로피는 봉준호 감독이 소유한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한 관계자는 “당연히 봉 감독이 갖는다”면서 “영화제가 트로피와 별도로 수여하는 상장이 있다. 이를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 배우와 스태프 등과 함께 나누어 가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칸에서부터 서울까지 운반한 책임자는 누구였을까. ‘기생충’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직원이다. 이 직원은 ‘안전운반’의 임무를 받고 다른 업무에서 열외돼 오직 트로피만 챙겼다. 봉 감독은 “저나 송강호 선배가 잘 간수하지 못해 아주 잘하는 분이 맡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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