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원 “국민 여러분! 제대로 망가지겠습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일 06시 57분


연기자 최시원. 사진제공|KBS
연기자 최시원. 사진제공|KBS
사기꾼 캐릭터로 현실과 정치 풍자
아내 역할 이유영과 키스신 역대급
2년 전 사건,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평소의 유쾌함을 드러내지 않은 채 시종 진지한 자세로만 임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겸 연기자 최시원(32)은 개인적 문제로 2년간 활동을 쉰 뒤 1일부터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기 시작했다. 이날 밤 첫 방송을 앞두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는 날”이라며 2년 만의 공식적인 자리가 못내 조심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신작에 임하는 각오는 숨기지 않았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팔색조 매력의 캐릭터를 통해 완벽하게 공백을 만회하겠다는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 “폭넓게 캐릭터 표현하기 위해 노력”

최시원은 ‘국민 여러분!’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사기행각을 벌이는 인물을 연기한다. 극중 ‘평범하게’ 사기를 쳐온 그는 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국회의원이 되어야만 하는 순간에 봉착한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부동산 중개업자, 사업가 등 행세를 한다. 수많은 사기행각을 벌이면서도 단 한번 경찰에 잡힌 적 없는 그는 경찰과 결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까지 처한다. 드라마는 이 같은 캐릭터와 이야기로 현실의 부조리와 정치 세태를 유쾌하게 풍자한다.

이렇듯 숨고를 틈 없이 캐릭터의 옷을 갈아입는 최시원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이를 표현하느라 현장에서는 늘 분주하다. 그는 “여러 직업을 맡는 설정이어서 순간순간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캐릭터의 단편적인 부분보다 이를 폭 넓게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출자 김정현 PD는 “최시원이 유연하다”면서 “눈치가 빨라 제가 전달하는 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한다. 평소 시청자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에 의외성을 주려는 욕심을 잘 표현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함께 출연하는 김의성도 최시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최시원이 현장에서 PD에게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며 “주연 연기자의 열정이 어떻게 드라마의 성공을 이끌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최시원은 제스처, 표정, 눈빛 등으로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을 표현해냈다. 뺀질거리며 임기응변에 능수능란한 모습에선 더욱 그랬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코믹 장면에서는 망가짐도 불사했다.

“얼굴을 곱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막 쓴다고 하더라. 하하! 특별히 코믹함에 주안점을 두지는 않았는데 한정우 작가님의 대본에 충실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대본대로만 열심히 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대역 이유영과 맞추는 부부 호흡도 볼거리로 꼽힌다. 경찰관인 아내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과 사기꾼인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통해 최시원이 색다른 매력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보통 부부들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이유영과 많은 키스 장면을 찍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기자 최시원. 사진제공|KBS
연기자 최시원. 사진제공|KBS

● 쉽게 떨치지 못한 긴장감

최시원은 이날 제작발표회를 며칠 전부터 준비했다. 드라마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2년 전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으로 인해 빚어진 사고에 대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한번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기에 일부러 피하지는 않았다.

그는 “저와 관계된 모든 일에 대해 더욱 주의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2년의 마음고생을 하고 다시 나선 만큼 최시원은 긴장감 속에서 ‘국민 여러분!’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드라마는 그가 연기자로서 재평가를 받는 무대와도 같다. 2015년 군 입대 직전 출연한 MBC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연기자로 인정받고 입지를 다진 성과를 다시 이룰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8월 군 제대 복귀작인 tvN ‘변혁의 사랑’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그해 사고까지 겹친 탓에 그 스스로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힘주어 말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 최시원

▲ 1987년 2월10일생
▲ 2012년 인하대 연극영화과 졸업
▲ 2004년 KBS 2TV ‘부모님 전상서’로 연기 시작
▲ 2005년 그룹 슈퍼주니어로 데뷔. 이후 드라마 ‘봄의 왈츠’ ‘아테나:전쟁의 여신’ ‘포세이돈’ ‘드라마의 제왕’ ‘그녀는 예뻤다’ 등
▲ 2010년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오! 마이 레이디)
▲ 2017년 8월18일 의무경찰 전역
▲ 2017년 tvN ‘변혁의 사랑’ 주인공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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