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이 모티브? 실검 등장 영화 ‘노리개’, 내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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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5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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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리개’ 스틸컷
사진=‘노리개’ 스틸컷
서울중앙지검이 ‘고(故) 장자연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하면서 배우 장자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던 영화 ‘노리개’도 다시 주목받았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 씨가 지난 2009년 3월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당했다’는 문건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고 불린 이 문건에는 재벌그룹 총수, 방송사 프로듀서, 언론사 경영진 등의 이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4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009년 이 사건을 처리했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사건기록을 넘겨받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에 배당했다. 장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 A 씨의 주거지 및 범행 장소 등을 감안해 관할권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긴 것.

이에 5일 오전부터 ‘장자연’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특히 ‘노리개’ 키워드도 함께 검색어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2013년 4월 개봉한 ‘노리개’는 연예계 성상납을 주제로 한 최승호 감독의 영화로, 한 여배우가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비극적 현실 앞에서 거대 권력집단과 맞서는 기자와 여검사의 활약을 그렸다. 최 감독은 현 최승호 MBC 사장과는 동명이인.

극중 민지현은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성상납 등 부당한 요구를 받은 끝에 자살한 여배우 정지희 역을 맡았다.

영화는 ‘여기에 나온 인물과 사건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지만, 누가 봐도 장자연 씨를 떠올릴 만하다.

하지만 당시 영화사 측은 ‘노리개’가 특정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승호 감독은 “(장자연 사건을)모티브를 한 것은 맞지만 현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지현 또한 장자연 사건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지현은 “같은 여배우로서 그 사건에 대해 무척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기사를 더 보지 않으려 했다. 시나리오에 있는 ‘정지희’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리개’는 민감한 주제를 다룬 만큼 제작 초기부터 외압설이 나왔다. 기업이나 매니지먼트사가 이 영화에 참여를 꺼리면서 투자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제작·배급사 관계자들이 직접 투자 비용을 모았고 배우들은 대부분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일부는 대국민펀드로 제작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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