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환갑잔치, ‘흑인 파티’ 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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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그래미 어워즈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흑인 래퍼와 가수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이지, 켄드릭 러마, 차일디시 갬비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올해 그래미 어워즈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흑인 래퍼와 가수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이지, 켄드릭 러마, 차일디시 갬비노.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60주년을 맞은 그래미가 ‘힙합의 대관식장’으로 꾸며질까.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의 결정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리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노래나 앨범 중 가장 뛰어난 것을 가리는 세계적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그간 백인 팝스타를 우대해 온 ‘화이트 프리미엄’ 관행이 깨질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3대 본상’으로 일컬어지는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후보에 흑인과 라틴계가 대거 포진했다.

흑인인 래퍼 제이지(8개·올해 후보 지명 부문 수)와 켄드릭 러마(7개), 솔 가수 브루노 마스(6개)와 차일디시 갬비노(5개)가 주요 부문에서 격돌한다. 힙합의 세대 간 격돌이라 할 만한 제이지와 러마의 승부 못잖게 관심이 가는 것은 차일디시 갬비노의 선전이다.

본명이 도널드 글로버인 갬비노는 코미디언 겸 래퍼 겸 가수다. 스탠드업 코미디의 강자이면서 미국 드라마 시리즈 ‘애틀랜타’의 각본, 제작, 주연을 도맡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코믹한 연기와 각본으로 유명하지만 음악에서만큼은 실험 정신을 자랑한다. 독특한 공포영화 ‘겟아웃’(2017년)에도 삽입된 노래 ‘Redbone’과 앨범 ‘Awaken, My Love!’ 앨범으로 그래미에서 제이지, 러마, 마스를 격침시킬지 기대된다. 강일권 웹진 ‘리드머’ 편집장은 “갬비노가 유력 후보는 아니지만 ‘올해의 레코드’ 정도는 조심스레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 “힙합이 트랩(trap) 장르로 분화하는 등 최근 5년간 미국 음악계를 흑인음악이 주도한 트렌드가 그래미에는 이제야 반영된 듯하다”고 했다.

그래미의 인종차별 논란은 2016년 극에 달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2016년에는 비평계의 압도적 호평을 받은 러마가 백인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지난해에는 비욘세가 아델에게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내줬다”면서 “그래미가 당대의 음악적 경향을 뒤늦게 반영해 왔고 올해 60주년이란 상징성도 갖춘 만큼 21세기 이후 팝 음악의 흐름을 추인하는, 흑인음악에 대한 계승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작 21곡을 담은 ‘2018 그래미 노미니스’ 앨범이 최근 국내에 발매됐다. 엠넷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9시 25분부터 그래미 시상식을 생중계한다. 앞서 23일부터는 엠넷에서 매일 그래미 수상 후보곡 특집 방송을 내보낸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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