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이봉원이 본 故 양종철…“머리는 없지만 싸가지 있는 인간성 좋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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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6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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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철. 사진=KBS2 ‘유머일번지’
양종철. 사진=KBS2 ‘유머일번지’
1990년대 코미디계를 이끌었던 개그맨 고(故) 양종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 양종철과 함께 1990년대를 풍미했던 배우 겸 개그맨 임하룡은 16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출연해 고인이 된 그의 활약상을 돌아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2001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양종철은 1987년 KBS 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고, 데뷔와 동시에 80~90년대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인 KBS2 ‘유머일번지’에 출연했다.

양종철은 ‘유머일번지’의 간판 코너라고 불리는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동작 그만’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특히 양종철은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서 김형곤(김회장 역)의 처남인 양 이사 역을 맡아 “밥먹고 합시다!”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평소 화끈한 성격 덕에 ‘불광동 휘발유’라는 별명이 붙여진 그는 생전 개그맨 이봉원과 절친한 사이였다.

‘동작 그만’에서 양종철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봉원은 2009년 한 연예매체 인터뷰에서 개그맨 양종철이 아닌 인간 양종철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당시 이봉원은 양종철에 대해 ‘머리’(아이디어)는 없지만 ‘싸기지’는 있는 인간성 좋은 친구라고 평했다.

이봉원은 양종철에 대해 “때 묻지 않은 알래스카 빙하”라고 표현하는 가 하면 “머리를 써서 굴리는 ‘통박’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봉원은 ‘불광동 휘발유’라는 별명답게 그의 화통한 성격에 대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봉원에 따르면 과거 두 사람이 강남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어린 친구들과 시비를 붙었던 적이 있었는데, 양종철이 주먹다짐 대신 바지를 내려 상대를 당황하게 해 상황을 무마했다.

또 양종철은 연습시간이나 회의시간에 늦어 PD에게 혼이 날 때에도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았으며, 유행어 “밥먹고 합시다” 역시 실제 그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KBS 7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유재석도 선배 양종철에 관한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유재석은 과거 ‘서세원쇼’ 출연 당시 지각한 자신을 혼낸 양종철에게 토라진 내색을 드러내자 양종철이 “형이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알지? 미안하다”라며 자신을 달래줬던 이야기를 밝혔다.

유재석은 후배를 달래주던 선배의 모습에서 그의 따뜻한 성품을 느꼈으며, 당시 무거운 분위기에도 시민들이 알아보자 “네. 양종철이에요!”라고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에서 그의 프로의식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어찌보면 막무가내 또는 단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그의 성격에 대해 이봉원은 “속고 속으며 살아가는 험준한 세상 속에서 타협 없이 내 방식의 삶을 살아갔다”며 생전 그의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한편 양종철은 2001년 11월 모 나이트클럽으로 공연을 하러 가던 도중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 두 대를 들이 받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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