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냐 판타지냐…연말 극장가 ‘하정우 vs 하정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6시 57분


영화 ‘1987’의 주역들이 22일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의 성공을 바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특히 주인공 하정우(왼쪽에서 두 번째)는 12월에 ‘1987’과 또 다른 영화 ‘신과함께’까지 두 편을 일주일 차이로 개봉한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1987’의 주역들이 22일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의 성공을 바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특히 주인공 하정우(왼쪽에서 두 번째)는 12월에 ‘1987’과 또 다른 영화 ‘신과함께’까지 두 편을 일주일 차이로 개봉한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987’선 박종철 사건 파헤치는 검사 역
‘신과함께’선 저승차사 역…극과 극 연기


하정우와 하정우의 대결이다.

12월 극장가에 일주일 차이로 하정우가 주연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한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부담과 책임, 기대가 교차하고 있을 하정우는 “두 영화가 손 없는 날을 계산해 개봉 날짜를 정하려다보니 이렇게 된 건지 궁금하다”고 머쓱해했다.

하정우는 12월27일 개봉하는 ‘1987’(감독 장준환·제작 우정필름)과 한 주 앞서 20일 공개하는 ‘신과함께’(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로 연이어 관객을 찾는다. 두 편 모두 빅시즌을 겨냥한 대작인데다 장르와 이야기 면에서도 올해 한국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 하정우의 어깨가 무겁다.

22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1987’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하정우는 “영화 개봉일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믿는다”며 “그렇기에 두 편 모두 관객의 사랑을 받길 바라고, 똑같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온 배우인 만큼 주연작 두 편이 같은 시기 개봉한다고 해도 관객이 느낄 피로감은 적어 보인다. 실제 두 영화의 차이도 확연하다.

영화 ‘신과함께’에서 하정우는 망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에서 하정우는 망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987’에서 하정우는 처음으로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그린다. 반면 ‘신과함께’는 철저히 가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영화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장 먼저 차지한 스타로서의 에너지가 두 편에 골고루 담겼다는 평가가 개봉 전부터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1987’에서 하정우는 1987년 1월 일어난 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검사로 활약한다. 검사와 기자, 교도관과 대학생 등 각기 다른 위치에서 양심 고백을 꺼내는 사람들이 결국 6월항쟁까지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다룬 ‘1987’을 두고 하정우는 “사건을 무겁지 않게 관객에 알려준다”고 기대를 걸었다.

영화에서 하정우가 맞붙는 상대는 배우 김윤석이다. 2008년 ‘추격자’와 2010년 ‘황해’에 이어 세 번째 작업이자 7년 만의 재회다. 만남은 잦지만 매번 적대 관계에 놓이는 것도 특징. 이번에도 그렇다. 김윤석은 권력의 편에서 박종철의 죽음을 심장마비로 은폐하는 대공수사처장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세 번째 만났을 때만큼은 (김)윤석 형과 같은 편에 서서 연기하고 싶었는데 또 이렇게 됐다”며 “7년 만에 같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영화를 떠나 형과 나에겐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돌이켰다.

‘신과함께’에서는 분위기를 확 바꾼다. 한 때 사람이었지만 죽고 난 뒤 또 다른 망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 역할.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그려지지 않은 판타지의 세계가 하정우를 통해 완성된다.

하정우는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요괴스럽진 않다”며 “판타지영화라고 인식되지만 사실 이야기가 가진 드라마틱한 힘이 강한 영화다. 연기하는 동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리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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