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연잡] 제작발표회 장소 선정 방송사별 성지가 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6시 57분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수목드라마 ‘매드독’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제공|KBS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수목드라마 ‘매드독’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제공|KBS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의 첫 방송을 앞두고 으레 열리는 행사가 있다. 바로 언론에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제작발표회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와 주인공이 참석해 출연소감과 각오 등을 밝히고, 프로그램 일부도 공개된다. 제작발표회에서의 언론 반응을 보면서 흥행 분위기를 예측해보기도 한다.

방송사 측은 제작진 등의 의견을 모아 비용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행사장을 정한다. 행사장 직원들의 신속한 일 처리 태도도 행사장 결정의 한 요건이다.

드라마의 경우 기대작으로 꼽히면 2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린다. 출연자 가운데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가 있으면 사진·영상 기자들의 취재경쟁이 치열해 넓은 공간을 선호한다. 아침, 일일드라마는 취재진의 참석률이 낮아 큰 행사장은 피한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MBC와 SBS는 각각 서울 상암동과 목동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주로 연다는 것이다. KBS나 tvN 등이 주로 호텔이나 연회장 등 넓은 곳에서 행사를 벌이지만, MBC와 SBS는 공간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한다. 여기에는 방송사의 ‘징크스’가 장소선택의 중요한 고려 요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의 위치, 대관료, 수용인원 등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진다고 할지라도 해당 장소에서 제작발표회를 한 드라마가 실패한 사례가 직전에 있었다면 회피한다. 제 아무리 조건이 좋더라도 찜찜함을 안은 채 출발하길 원하는 제작진은 없다. 실제로 SBS가 연예계 행사가 자주 열리는 서울 강남구 모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BS와 MBC는 많은 드라마가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벌인 후 성공한 사례가 많다보니 각자의 사옥을 제작발표회의 ‘성지’로 여기는 분위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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