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 조덕제 “상대 여배우, 노출 장면 쓰이지 않길 바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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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8일 09시 31분


배우 조덕제가 17일 오후 자신의 법무대리인인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과 심경을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배우 조덕제가 17일 오후 자신의 법무대리인인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과 심경을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영화 속 상대 여배우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조덕제가 혐의를 부인하며 해당 여배우가 노출 장면이 쓰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덕제는 17일 오후 자신의 법무대리인인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과 심경을 밝혔다.

조덕제는 “1심처럼 2심에서도 재판부가 해당 영상을 수십 번 돌려보았다고 하는데 제가 어느 부분에서 순간적이고 우발적으로 바지와 팬티 안으로 손을 넣었다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라며 “현실과 영화의 상황을 재판부가 혼동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조덕제는 2015년 모 영화 촬영 도중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가했다”는 혐의로 상대 여배우로부터 피소돼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관련 1심 공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달 13일 2심 공판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조덕제는 “억울하다.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그는 “촬영 이전에 감독과 상대 여배우가 어떤 협의를 했는지 알지 못했다. 촬영 당일 시나리오와 콘티에는 여배우의 등산복 상의를 갈기갈기 찢는 걸로 되어 있었다. 촬영 전에도 감독은 모두 동의한 듯 말했다. 특히 여배우는 상의를 찢는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하지만, 감독은 여배우에게 잘 찢어지는 흰색 티셔츠로 바꾸라 해서 여배우가 바꿔 입고 왔다. 소매가 없는 티셔츠여서 다시 바꿔 입고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체 성추행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체 위주로 촬영해 여배우의 하체에 손을 넣었는지 영상으로는 판단하지 못한다고 재판부는 말했다”며 “여배우의 연기와 표정에서 그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제는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컷을 외치지 않았다. 아파트 현관에 거울이 있어 촬영감독과 포커싱 기사 등 스태프 3명뿐이었다. 감독은 방 안에서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화면상으로 이상한 점이 느껴졌다면 컷을 했을 것”이라며 “촬영감독 등 스태프 세 명은 이상한 것이 없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유죄로 인정할 만 한 건 없다. 오로지 여배우의 진술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감독이 배우들과 촬영 스태프가 있는 곳에서 해당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상습적으로 학대와 폭력을 당하는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이었다”며 “대사도 무시하고 과격하게 연기하라는 지시도 현장에서 들었다. 공개된 자리에서, 여배우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덕제에 따르면 1심에서 감독은 증인으로 나왔지만 2심에는 두 번의 출석 요청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여배우는 왜 이렇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조덕제는 “여러 상황과 정황상 예상할 수 있는 건 있다. 여배우는 인터뷰에서도 밝힌 것처럼 극도로 노출 장면을 꺼렸다”며 “해당 영화는 흥행을 노리는 작품이어서 어느 정도 노출 장면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배우는 노출 장면이 있다면 연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였다. 여배우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내게 좀 더 과격한 연기 주문을 하면서 촬영을 진행한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배우는)어떻게든 해당 장면이 영화에 쓰이지 않기를 바란 것으로 보이고 평생 유통되는 것도 원치 않는 것 같다. 노출 수위를 다시 수정할 필요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예산영화라는 점에서 재촬영 일정 등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연 배우의 일방적 주장 등 갑질에 의한 피해자라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그는 “갑질이라기보다 여배우는 사건 당시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제작진은 여배우가 없으면 영화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내게도 별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고 여배우만 달래려는 노력을 했다. 여배우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이해관계 때문에 내게 화살이 돌아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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