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2’ 감독, 여성비하 논란 장면에 “스파이의 도덕적 딜레마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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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7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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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스맨:골든 서클’ 트레일러 캡쳐
사진=‘킹스맨:골든 서클’ 트레일러 캡쳐
‘킹스맨: 골든 서클(킹스맨2)’ 매튜 본 감독이 영화 속에서 여성의 생식기에 추적기를 삽입하는 설정에 대해 “제임스 본드와 차이점을 보여주기 위해 특이한 추적기가 등장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튜 본 감독은 22일(현지 시각)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 입을 열었다.

‘킹스맨: 골든 서클’에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주인공 에그시(태런 에저튼)가 성인이 된 이후를 그린 내용으로, 에그시는 악당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그의 여자친구에게 접근한 뒤 생식기에 추적기를 넣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장면의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여성을 임무 수행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는 점 등 성적 대상화에 따른 여성비하 요소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영화 리뷰 매체 NME는 ‘킹스맨:골든 서클’에 대해 “잔인하고 남성중심적 유머는 구식이고 끔찍하다”며 “영화 속에서 살인은 임무보다는 단순한 즐거움을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평하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는 “‘킹스맨:골든 서클’은 입이 떡하고 벌어지는 섹스 장면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장면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이에 매튜 본 감독은 “나에게 이 장면은 ‘방에 들어가서 추적기를 심어야 한다’는 평범한 임무를 새롭게 표현해야하는 것이었다”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임무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 본드라면 여성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다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있더라도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을 문제없이 해낼 수 있는 스파이라는 설정이 좋다”고 밝혔다.

매튜 본 감독은 미국 매체 업록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에그시가 스파이로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도덕적 딜레마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임스 본드였다면 아마 섹스 후에 담배를 피우며 다음 임무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에그시는 다르다”고 말했다.

제임스 본드는 첩보영화 대명사로 알려진 ‘007’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영국 비밀 정보국의 스파이다. 제임스 본드는 영화 속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인디와이어의 영화 설명에 의하면 에그시는 다른 여성과 잠자리를 앞두고,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성과 잠자리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통화를 끝낸 에그시는 마지못해 침실로 돌아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해당 장면에서 카메라는 에그시의 손을 따라 움직인다. 카메라는 여성의 속옷 안을 비춘 뒤, CGI(컴퓨터를 통해 제작된 2차원 또는 3차원 이미지)를 통해 생식기 내부를 보여준다.

이와 관련 CGI를 이용해 생식기 내부를 표현한 이유를 묻자 매튜 본 감독은“(CGI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 장면을 더 맛깔스럽게(tasteful)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는 사람들이 내 영화를 싫어해도 행복하다.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내 영화를 지루한 것으로 치부해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나는 평범하고 획일화 된 영화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모두에게 토론 거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가 (나의 영화를) 좋아할 수는 없다. 나는 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의견을 내줘서 고맙고 혹시 내가 그들을 불편하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전했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27일 국내 개봉했다. ‘킹스맨:골든 서클’이 논란 요소를 담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보는 이들의 몫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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