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은 지금 ‘40대 아재들의 세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6시 57분


산전수전 겪은 아재들이 예능프로그램으로 향한다. 채널A가 신설한 ‘사심충만 오!쾌남’은 아재들이 모여 역사 탐방을 떠나는 내용. 배우 한상진과 셔누, 안정환, 김성주, 조세호(왼쪽부터)가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제공 | 채널A
산전수전 겪은 아재들이 예능프로그램으로 향한다. 채널A가 신설한 ‘사심충만 오!쾌남’은 아재들이 모여 역사 탐방을 떠나는 내용. 배우 한상진과 셔누, 안정환, 김성주, 조세호(왼쪽부터)가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제공 | 채널A
‘시달남’ ‘남원상사’ ‘오! 쾌남’ 등
40세 넘는 남자 스타들 예능 점령
겹치기 출연·콘셉트 식상 지적도

‘아재’들의 예능프로그램 습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아저씨가 아닌 ‘아재’가 대중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은데 이어 올해는 유독 평균 40대 이상의 남자 스타들이 ‘아재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긴다.

아재감성 코드는 처음엔 ‘어이없다’가도 곱씹어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오는 치명적(?)인 매력을 안긴다. 덕분에 새롭게 선보이는 각종 방송사의 대표 프로그램이 ‘아재’들로 넘쳐나고 있다.

열풍의 중심에는 SBS ‘미운 우리 새끼’가 있다. 김건모 박수홍 토니안 등 평균 나이 45세의 남자 스타들의 일상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성공한 이들이지만, 엄마 눈에는 아직까지 어린 아이로 보여 그 격차를 체감하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다른 방송사들도 ‘아재’들을 내세워 신규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공조7’을 비롯해 ‘시간을 달리는 남자’, 8일 첫 방송한 ‘남원상사’는 아재들의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주요 콘셉트다.

‘시간을 달리는 남자’는 신현준 정형돈 데프콘 조성모 최민용 송재희 등 여섯 명의 아재들이 펼치는 ‘오빠 감각 찾기’ 프로젝트다. 어느덧 아저씨로 불리는 나이가 됐지만 마음만은 청춘이고 싶은 아재들이 퀴즈를 풀며 과거의 감성을 일깨운다.

tvN ‘남원상사’. 사진제공|tvN
tvN ‘남원상사’. 사진제공|tvN

‘남원상사’ 역시 원기 잃은 남자들의 로망을 실현하는 프로그램. 신동엽 김준호 장동민 등 ‘옛날 사람’들이 뭉쳐 실제 고민이나 경험담 등을 털어놓는다. 이들은 모두 ‘남원 아재’들로 불린다. 연출을 맡은 이원형 PD는 “‘꼰대’가 아니라 나이 경계를 허물고 젊게 사는 아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종합편성 채널A도 새롭게 신설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재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1일부터 방송 중인 ‘사심충만 오!쾌남’은 김성주 안정환 한상진 등 방송가에서 ‘핫’한 아재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역사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연출자 박세진 PD는 “학창시절 배웠던 역사를 찾아 떠나는 ‘아재’들의 이야기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가에 불어 닥친 ‘아재 특수’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푸근한 매력으로 대중과 소통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멋있는 척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에서는 그 나이 또래의 스타들이 한정되다보니 겹치기 출연이 많고,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비슷비슷해지면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프로그램은 참신한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캐릭터가 반복되고 차별성이 무의미해지면서 열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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