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하는 걸그룹들 ‘진화하는 이별방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31일 06시 57분


걸그룹 원더걸스가 ‘아름다운’ 해체를 선언해 눈길을 끈다. 서로의 미래를 위해 각자의 길을 선택한 멤버들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지원으로 10주년 기념일인 2월10일 마지막 싱글을 낸다. 스포츠동아DB
걸그룹 원더걸스가 ‘아름다운’ 해체를 선언해 눈길을 끈다. 서로의 미래를 위해 각자의 길을 선택한 멤버들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지원으로 10주년 기념일인 2월10일 마지막 싱글을 낸다. 스포츠동아DB
레인보우, 팬들에게 띄운 작별의 손편지
투애니원도 마지막 음반으로 팬들 배려
원더걸스, 싱글·영상 제작 준비된 이별

그룹 원더걸스가 설 연휴 직전인 26일 공식적인 해체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그룹 포미닛이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다음날에서야 해체 사실을 밝힌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포미닛 이후 레인보우와 투애니원 등이 그룹의 해체를 알렸다. 이들 역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들의 변화를 팬들과 적극 공유했다. 포미닛과 원더걸스 사이 7개월 동안 가요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포미닛은 당시 멤버 중 현아만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큐브)와 재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큐브 측은 마지막까지 “아니다”고 부인하다 계약 만료 하루 뒤 “나머지 멤버들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더걸스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해체를 공식화하며 멤버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히 공개했다.

이를 바라보는 관계자들은 ‘해체 풍속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유명 그룹이 잇따라 해체를 발표하면서 일정한 품격과 형식 즉 ‘격식’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과거 그룹이나 그 소속사가 팬들이 받을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해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던 관습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해체’를 공식 발표하고 기념하는 등 팬들을 배려한 더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작년 10월 당시 레인보우 소속사 DSP미디어 측 역시 “멤버들이 계약 만료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며 우회적인 표현으로 해체를 발표했다. 하지만 멤버들은 함께 쓴 대형 손편지를 공개하며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고, 태국으로 ‘이별여행’을 떠나며 마지막 우정을 나눴다. 멤버들의 돈독한 모습을 보면서 팬들도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투애니원은 ‘해체’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팬들을 위한 싱글을 냈다. 작년 4월 공민지의 탈퇴에도 팀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던 YG엔터테인먼트는 작년 11월25일 “멤버들과 오랜 상의 끝에 공식 해체를 결정했다”고 밝혔고 2개월 뒤 싱글 ‘안녕’을 발표했다. 공민지가 빠진 3인의 목소리로 갑작스럽게 해체 소식을 접한 팬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처럼 지난 7개월 사이 드러난 인기 걸그룹들의 해체 과정은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팬들의 정서를 고려한 ‘준비된 이별’로 보인다.

원더걸스는 ‘준비된 이별’의 대표적 사례다. 26일 팀 해체를 결정한 후 멤버들은 마지막 싱글을 준비하고, 소속사 측은 원더걸스의 데뷔 이후 활동상을 담은 영상을 준비했다. 마지막 싱글은 데뷔 10주년 기념일인 2월10일 내기로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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