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송해 원칙 적용해달라” vs KBS “송해, 방송 하루 전 돌발 발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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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20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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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교익/동아일보DB
사진=황교익/동아일보DB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에 대한 KBS의 ‘출연 정지’ 건과 관련, KBS와 황 씨 양측이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황 씨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조직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KBS ‘아침마당’ 측로부터 출연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 측은 19일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KBS 측은 황 씨의 출연 정지 결정에 대해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 여야 구분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황 씨는 20일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재 대선후보 등록도 안 된 시점”이라며 “2012년 대선 때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자였던 송해 선생은 박근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출연 금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KBS판 블랙리스트’가 있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고, 특히 문 전 대표 측은 “KBS 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오는 25일 예정된 신년기획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의 문 전 대표 출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KBS는 즉각 “황 씨의 블랙리스트 논란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재반박에 나섰다.

KBS 측은 황 씨가 제시한 송해 씨 사례와 관련, “논란이 된 방송은 18대 대선 3일 전 방송된 ‘전국노래자랑’인데, 송해가 방송 하루 전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돌발 발언을 했다”며 “제작진은 당시 방송 여부를 긴급히 재검토했으나, 수천 명의 관객과 많은 출연자가 방송을 전제로 참여해 녹화한데다, 이미 편성이 돼 공지된 방송을 하루 전에 취소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기간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황교익의 경우 2월 말~3월 정도에 방송할 예정으로 섭외한 상황”이라며 “향후 대선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3월이 되면 공식적인 선거기간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황교익에게 전화로 제안한 것은 ‘출연금지’가 아니라 선거기간을 지나서 방송을 하자는 ‘일정 연기’를 이야기한 것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야당 대선후보 지지자여서 출연을 금지했다’는 황 씨의 주장에 대해선 “개그맨 최형만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해 아침마당 제작진이 이를 인지한 뒤 출연정지 시킨 사례가 있다. 또 이만기는 지난해 총선 출마를 했고, 하일은 지난해 전국구 후보 신청을 했는데 제작진은 이들에 대해서도 선거 기간 이전에 출연을 정지시킨 바 있다”고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다음은 KBS 공식입장 전문▼

1.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 선생 사례 관련

논란이 된 방송은 18대 대선 3일전인 2012년 12월 16일 방송된 <전국노래자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두 달여 전인 10월 14일 칠곡군에서 송해 선생 사회로 녹화됐습니다. 그런데 송해 선생이 정규방송 하루 전인 12월 15일 오후,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돌발 발언을 했습니다. 제작진은 당시 방송 여부를 긴급히 재검토했으나, <전국노래자랑>의 경우 수천 명의 관객들과 많은 출연자들이 방송을 전제로 참여해 녹화한데다, 이미 편성이 돼 공지된 방송을 하루 전에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상황판단하에 방송이 이뤄졌습니다.

2. 선거기간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논란 관련

현재는 공식 선거기간이 아니지만 황교익 씨의 경우 2월 말에서 3월 정도에 방송할 예정으로 섭외한 상황이어서 향후 대선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3월이 되면 공식적인 선거기간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제작진이 황교익 씨에게 전화로 제안한 것은 ‘출연금지’가 아니라 선거기간을 지나서 방송을 하자는 ‘일정 연기’를 얘기한 것이었습니다.

3. “야당 대선후보 지지자여서 출연금지 했다”는 주장 관련

블랙리스트 논란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개그맨 최형만 씨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해 아침마당 제작진이 이를 인지한 뒤 출연정지 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또 이만기 씨는 지난해 총선 출마를 했고, 하일 씨는 지난해 전국구 후보 신청을 했는데 제작진은 이들에 대해서도 선거 기간 이전에 출연을 정지시킨 바 있습니다. KBS는 황교익 씨와 같은 사례 발생 시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원칙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할 것임을 밝혀드립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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