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에 멈춘’ 강동원, 3연타석 홈런 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2일 06시 57분


배우 강동원이 16일 개봉하는 ‘가려진 시간’으로 3연타석 홈런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 흥행 여부 못지않게 그의 새로운 도전도 시선을 모은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배우 강동원이 16일 개봉하는 ‘가려진 시간’으로 3연타석 홈런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 흥행 여부 못지않게 그의 새로운 도전도 시선을 모은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 영화 ‘가려진 시간들’ 16일 개봉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이어 흥행 3연타 노려
판타지 장르·과감한 연기변신 등 통할지 주목


배우 강동원의 도전적인 선택,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가진 낯선 새로움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1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강동원 주연 ‘가려진 시간’은 전에 볼 수 없었던 판타지의 탄생을 알린다. 강동원이 출연을 결심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규모로 제작될 수 있었을까. 그 물음표가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강동원은 스크린에서 티켓파워를 과시하는 ‘파워맨’으로 꼽힌다. 최근 1년 동안 ‘검은 사제들’(544만)과 ‘검사외전’(970만)으로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름값을 더욱 높였다. 16일 개봉하는 ‘가려진 시간’(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그 바통을 이을지 관심을 얻는 작품.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다면 3연타 흥행 홈런은 물론 장르를 막론한 티켓파워까지 인정받게 된다.

강동원은 영화가 시작하고 50여분이 지난 뒤에 등장한다. 산 속에서 사라진 아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돌아온 13살 소년. 그런데 모습은 다 자란 성인이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에 갇혀 몇 년을 보내고 돌아온 영화 속 강동원을 둘러싼 상황은 그 자체로 관객의 환상을 한껏 자극한다.

어른이 된 소년이란 설정은 강동원이 가진 고유의 이미지와 만나 시너지를 낸다. 하지만 이미지를 넘어 배우로서 보여줄 법한 새로운 연기, 다른 개성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을 통해 충성도 높은 팬을 넘어 일반 관객의 기대치까지 높인 강동원의 흥행 기록이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경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강동원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가려진 시간’은 상업영화의 범주로 묶이기 어려웠을 법한 영화다. 그의 선택은 실험성 짙은 장르영화를 상업영화의 울타리에 속하게 했다. 한 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데 있어 배우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덕분에 상업영화 연출에 처음 도전한 엄태화 감독은 화려한 데뷔의 기회까지 얻었다.

강동원을 영화로 이끈 힘은 작품이 담은 판타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다. 이날 시사회에서 강동원은 “멈춰진 시간이라는 소재를 그리고 싶었다”며 “내가 느끼는 감정보다 13살에 시간이 멈춘 어른의 모습을 관객과 공감할 만한 적정선으로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가려진 시간’은 11월 개봉하는 한국영화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다, 강동원의 출연작이란 사실이 절대적인 이유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시간’을 매개로 한 이 판타지 영화가 과연 촘촘한 서사를 통해 비현실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할리우드 판타지에 눈높이를 맞춘 관객의 시선에 적중할지는 미지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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