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정’ 권수현 “송강호 선배와 호흡,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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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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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수현. 스포츠동아DB
배우 권수현. 스포츠동아DB
영화 ‘밀정’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송강호와 함께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한 신인배우. ‘밀정’을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누군지 궁금했을 법한 이 배우는 늦깎이 신인 권수현(30)이다.

권수현은 2014~2015년 방송한 SBS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에서 여주인공 이영아의 동생 백장수 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렸다. 2012년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 2015년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신인일 뿐이었다. 그는 영화 ‘밀정’을 통해 좀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권수현은 최근 영화관에서 ‘밀정’을 5번 이상 봤다고 한다. ‘밀정’ 제작기간 자신의 촬영이 없을 때에도 매번 촬영장을 찾아갈 정도로 작품에 애착을 보였다. “아직도 ‘밀정’을 더 보고 싶고, 관련 얘기를 할 때면, 해도 해도 질리지 않고 황홀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권수현은 “황홀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밀정’에서는 평소 그가 존경하던 배우 송강호, 김지운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지금은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더 케이투’에서 경호원으로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나는 극중 분량에 상관없이 현장에 있는 걸 좋아한다. 촬영이 끝나도 다른 배우의 연기, 감독마다 다른 연출을 보고 배운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즐겨 촬영장을 찾는다.”

왕성한 열정 덕분일까, 많은 선배 배우들은 신인인 그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달려라 장미’에서 함께 연기한 중견배우 이대연, 윤유선은 그를 응원하기 위해 영화 ‘밀정’ 시사회를 찾아왔다. 이외에도 연기자 정준, 류진과는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모습은 ‘밀정’ 촬영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병헌 선배가 처음에 존댓말로 ‘잘 부탁해요’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촬영이 끝나고 함께 맥주 한 잔을 하면서 ‘목소리가 좋다’고 말씀해주시고 과거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배역 이름이 수현이라고 친근하게 대해주셨다.(웃음)”

권수현은 송강호와의 최근 식사 자리에서 2007년 영화 ‘우아한 세계’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 송강호는 그에게 “‘우아한 세계’의 음악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이 없었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그가 송강호와 음악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경험 덕분이다. 그는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밴드 안녕바다에서 활동하다 배우가 됐다. 2010년 우연히 음악을 소재로 한 독립영화 ‘괜찮다’에 출연했다가 “표현의 폭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미술과 음악이 은유적이고 포괄적으로 표현하는데 반해 연기는 “그 안에 들어가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결국 돌고 돌아 연기자의 길을 찾았다.

그는 “밴드를 할 때 기타를 쳤는데 감사하게도 팬이 많았다. 그때 팬들이 한번씩 알아봐준다”고 웃었다.

“미술과 음악을 했던 경험이 배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한편의 영화를 보면 음악과 미술에 대해 생각하는 비중이 크다. 대본을 보면 미술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머릿속으로 한 장을 찍고 이미지화해서 만들어 보는 습관이 있다.”

권수현의 목표는 “좋은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가 존경하는 선배 배우들이 “오 그래, 나쁘지 않아”라고 말할 정도였으면 한다.

“늦게 시작했지만 엄청 늦었다는 생각은 안한다. 이대연 선배를 보면서 배우가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고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연기를 많이 기대해 달라. 하하!”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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