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냐? 마니아냐?…‘국카스텐’ 딜레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3일 06시 57분


록밴드 국카스텐. 동아닷컹DB
록밴드 국카스텐. 동아닷컹DB
‘복면가왕’으로 폭풍성장
하현우,새 앨범 놓고 고민

데뷔 9년 만의 첫 전국투어를 끝낸 록밴드 국카스텐(사진)이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구상 중인 새 앨범의 지향점을 대중성에 둘 것이냐, 고유의 정체성에 둘 것이냐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2007년 데뷔한 국카스텐은 대중성과 거리가 먼, 실험적인 음악으로 록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보컬 하현우가 1월부터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6월∼8월 ‘스콜’이란 이름으로 5개 도시를 순회하는 첫 ‘전국투어’를 경험했다. 내년 1월부터는 규모를 배로 늘려 11개 도시로 나선다. 록 마니아들이 즐길 강렬한 록 음악을 추구해오다 ‘복면가왕’으로 대중성을 얻고, 1년도 안돼 전국 11개 도시 투어를 할 만큼 ‘폭풍성장’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곧 딜레마를 가져다 줬다. 국카스텐의 공연장을 찾는 대다수 관객은 하현우가 ‘복면가왕’에서 보여준 모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위상을 갖게 해준 대중을 위한 음반을 기획할 것인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반면 무명 때부터 자신들을 열렬히 사랑해준 ‘마니아’를 위한 강렬한 록 음악도 포기할 수 없다.

하현우는 이 같은 고민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21일 ‘스콜’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규 앨범을 낼까, 어쿠스틱 앨범을 낼까 고민 중”이라며 “음악적인 신념을 지키며 관객과 호흡을 한다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정규앨범’은 자신들만의 독창적 음악이고, 어쿠스틱 앨범은 대중성 있는 음악을 말한다.

“어떤 시대에도 열심히 음악을 만들며 변화하는, 시대와 공존하는 밴드”가 되길 바라는 국카스텐이 대중과 마니아 사이에서 어떤 결과물을 선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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