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선이 혜리 “택이를 선택한 덕선이 맞고틀린 문제는 아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8일 08시 00분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중요함을 알게 됐다”는 혜리는 이번 경험이 앞으로 연기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중요함을 알게 됐다”는 혜리는 이번 경험이 앞으로 연기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 ‘응답하라 1988’이 발견한 스타|덕선이 혜리와 선우엄마 김선영

혜리와 김선영.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이 발견한 최고의 인물이다. 연기인지, 실제 상황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의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을 가득 받았다. 때로는 환한 웃음으로, 때로는 가슴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두 사람을 만났다.

연기 비난보다 덕선이 밉다는 말 더 속상
무리하게 덕선이 이미지 지울 생각 없어

단발머리는 그대로인 채,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요염한 표정의 포즈를 능숙하게 취하는 혜리(22). 겉모습의 그에게선 더 이상 ‘응팔’의 말괄량이 성덕선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말문을 여는 순간 혜리는 다시 덕선이로 돌아왔다. “지난 1년간” 한 인물로 살아온 시간을 한 순간에 떨쳐내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방송 시작 전까지만 해도 시청자는 그리 두텁지 못한 혜리의 연기 경력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웬열!’ 혜리는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혜리=성덕선’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혜리의 연기력이 뛰어난 것인지, 본연의 모습이 많이 담긴 캐릭터였기에 가능한 것인지 의견을 나누며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덕선이는 제가 아니다. 사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몰랐던 것을 찾아 꺼내놓는 과정이 더 어려웠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혜리는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위해 촬영에 앞서 석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연출자 신원호 PD를 만났다. 신 PD는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봐온 혜리의 모습에서 덕선의 “어리바리하고 덤벙거림”을 찾았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혜리는 “저 바보 같지 않은데요?”라고 되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 모습조차도 덕선이 같다”는 말이었다.

이후 혜리는 자신이 출연한 모든 예능프로그램을 다시 찾아 봤다. 그리고는 신 PD가 했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니 “어리바리하긴 하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신 PD는 물론 많은 스태프 그리고 출연진과 맺은 인연에 대해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함께 무언가 작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번에 깨달았다”고 했다.

드라마와 연기, 현장의 즐거움에 한창 빠져있을 때 혜리는 자신을 향한 일반의 높은 관심이 도리어 미움의 시선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도 느껴야 했다. 극중 덕선이 선택한 사랑이 김정환(류준열)이 아닌 최택(박보검)으로 향하면서 더욱 그랬다. “‘연기 못 한다’는 말보다 ‘덕선이가 밉다’는 말이 더 속상했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시청자 입장에선 초반에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 이야기의 결말에서 멀어졌을 때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과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보고 싶은 사람의 견해가 다른 것에 대해 어떤 것이 맞고 틀리다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혜리는 ‘응팔’을 통해 대중의 기대치를 상상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기대치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보다 ‘20대 여자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분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가진 재능의)100 중 5” 밖에 드러내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있는 터. 그래서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다. 무리하게 덕선의 이미지를 지울 생각도, 현재로선, 없다. 이 같은 자신감에는 그룹 걸스데이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해본 경험 덕분일까.

“이미지는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지기에 제가 변하면 이미지도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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