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가이드송 모창하듯 부르니 더 새로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26일 08시 00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가수 이승철. 데뷔 30주년 앨범 역시 그 도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진제공|진엔원뮤직웍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가수 이승철. 데뷔 30주년 앨범 역시 그 도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진제공|진엔원뮤직웍스
■ 데뷔 30주년 12집 발표 이승철

작곡가 창법·필 살리려 가이드대로 녹음
6월 미·중·캐나다·호주 월드투어 준비중
농담반 진담반 “싸이처럼 20억 조회수를”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아 12집을 내놓는 이승철은 녹음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가이드송을 들으며 실시간으로 모창하듯 녹음했다. 가이드송이란 녹음 전, 곡 분위기와 멜로디를 미리 익혀두라고 작곡가가 부른 노래다. 가수는 가이드송을 충분히 듣고 익혀 작곡가의 지도에 따라 녹음한다. 그러나 경력이 많은 가수일수록 작곡가에 따르지 않고, 나름의 해석대로 노래한다. 그러다보면 어떤 노래를 불러도 ‘그 노래가 그 노래’처럼 들린다.

이승철은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작곡가가 원하는 창법과 ‘필’을 그대로 살리려 가이드대로 녹음했다. 신선한 느낌이 나왔다. 후배들에게도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려 노력해왔다는 그는 “아무리 다른 창법으로 불렀다 한들, 사람은 바뀔 수 없어 새로움을 주기가 힘들다. 그러나 옷은 바꿔 입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름값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은 ‘30년차 가수’의 책임감이다. 6년간 엠넷 ‘슈퍼스타K’ 심사위원을 하며 만난 수많은 지망생들, 자신을 바라보는 후배들에게 과연 자신이 어떻게 비칠까 생각하면,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작년 탈북청년들과 함께 부른 ‘그날에’와 올해 초 ‘미생’들을 격려하는 노래 ‘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인기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광복 70주년 합창프로젝트 ‘나는 대한민국’ 지휘를 맡은 것도 책임감 때문이다. 정규앨범이 희귀해진 시대에 12번째 앨범을 낸 것도 그렇다. 더욱이 스티브 핫지, 댄 페리, 토니 마세라티 등 그래미상 수상 경력의 엔지니어들에게 사운드 조율을 맡기는 등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세대공감의 명분으로, 또 적당한 대중성을 위해 유명 가수를 피처링 아티스트로 기용하는 추세에 이승철은 고집스럽게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를 비롯해 11트랙 모두 홀로 불렀다.

“대중의 좋은 평가를 바라기보다 ‘그냥 거기 있는 사람’ ‘한자리에 오랫동안 서 있는 사람’이 아름다운 모습이라 생각한다.”

이승철은 ‘재기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사건·사고도 많았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공연’으로 이겨냈다.

“(과거 대마초 사건으로)방송 출연을 못할 때도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공연하고, 방송에서 못 틀어주는 앨범으로 전국을 돌았다. 음악 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풀어야 한다. 지나고 보면 음악으로 이겨냈더라.”

이승철은 인생의 굴곡 중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

“쉰 살에도 이렇게 노래한다는, 30주년을 맞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날이 왔다. 매우 영광스럽고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매해 감사하며 살아가겠다.”

이승철은 6월 미국 3개 도시와 중국 4개 도시, 캐나다 밴쿠버와 호주 시드니까지 순회하는 월드투어를 준비 중이다. 9월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대형 콘서트도 펼친다. 월드투어에는 일본도 포함돼 있다. 작년 입국 거부와 관련해 일본 측의 공연비자 발급 여부가 관심거리다. 이승철은 “비자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앞으로 “동요집과 CCM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또 “가능하다면 북한의 모란봉합창단을 지휘”하고 싶기도 하다. “싸이처럼 나도 20억 조회수 만들어 보고 싶다”며 웃는 그는 여전히 할 일 많은, 열정의 30년차 가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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