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늘 타박 받던 콧소리 ‘뽕필’은 자신 있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일 06시 55분


걸그룹 애프터스쿨과 유닛 오렌지캬라멜의 리지가 최근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안주하지 않는 그의 무한변신은 어린 시절 막연하게 동경했던 연예계에서 한 획을 긋는 것이 종착점이다. 사진제공|플레디스
걸그룹 애프터스쿨과 유닛 오렌지캬라멜의 리지가 최근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안주하지 않는 그의 무한변신은 어린 시절 막연하게 동경했던 연예계에서 한 획을 긋는 것이 종착점이다. 사진제공|플레디스
■ 세미 트로트 ‘쉬운 여자 아니에요’로 솔로 데뷔 리지

애프터스쿨 데뷔 전부터 콧소리 지적
이젠 나만의 경쟁력…더 농염해져야
영화 데뷔·예능 출연 등 연예인 실감


“연예계요? 아직도 신기해요.”

그룹 애프터스쿨의 리지(박수영·22)는 연예계를 동경한 소녀였다. 초중교 땐 교내 방송부에서 활동했고, 고교 땐 지자체 산하단체의 청소년기자단으로 활약했다. “대학 가려고 스펙 쌓은 것이기도” 했지만, 아나운서가 꿈이기도 했다. “전현무 같은 연예MC”가 되고 싶었다. “연예계 진출에 대한 아무런 개념이 없어” 막연히 “아나운서가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했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인근 중학교를 다닌 리지는 이 곳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면 “연예인 구경하러” 일대를 누비기도 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고교 2년 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엠넷 ‘슈퍼스타K1’ 예선에 “친구랑 놀러간 기분”으로 출전했다 현 소속사에 발탁됐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10년 애프터스쿨 멤버로 데뷔했다.

“연예인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 ‘아무나’가 연예인이 돼버렸다. 작년 가을엔 ‘오늘의 연애’로 부산영화제 행사에도 갔다. 어린 나이에 혹시라도 내가 캐스팅되려나 싶어 도도하게 걷던 해운대를, 진짜 연예인이 돼 걷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열아홉의 나이에 뛰어든 연예계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걸 느낄 때”처럼 아픈 적도 없고, “연습생 기간이 짧은 것도 힘든 일”도 있었다지만 그는 무명생활을 겪지 않았다. 그만큼 순탄한 연예계 생활을 이어왔다. 애프터스쿨 이후 석 달 뒤 유닛그룹 오렌지캬라멜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오렌지캬라멜 음반은 1년에 2장씩 꼬박 내기도 했다. 이어 리지는 최근 경쾌한 세미 트로트 ‘쉬운 여자 아니에요’를 내놓고 솔로로 데뷔했다. 데뷔 전 “콧소리 좀 없애라” “트로트처럼 부르지 말라”는 지적을 들은 리지는 “타고난 콧소리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트로트의 표현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나 역시 ‘뽕필’은 자신 있었다. 사실 댄스나 발라드를 했다면, 특별한 경쟁력이 없었을 것이다. 아직 어려서 ‘얕은 느낌’도 나겠지만 앞으로는 농염한 표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리지는 “올해 들어 참 좋다”고 했다. 케이블 올리브채널 ‘테이스티 로드’ 진행에, 영화 ‘그날의 분위기’,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과 MBC에브리원 ‘히트제조기’ 등에 출연하기 때문이다. 영화 데뷔작 ‘오늘의 연애’도 성적이 좋다.

“새해 들어 일복 터졌다. 왜 이리 잘되지, 싶을 정도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할 생각이다.”

그럴수록 명랑하고 쾌활한 모습으로만 자신의 이미지가 정형화한 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예능프로그램에 단발성 출연이 많다보니 너무 가벼운 면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단박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해서 약간 오버하기도 했지만 이젠 진정성 있는 모습도 보여주겠다. 대체재가 없는 엔터테이너가 되도록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고 가꿔가겠다. 내가 자부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 자부심을 지켜갈 거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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