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김대리, 오늘도 달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5일 06시 55분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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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신입사원 챙기는 김대리
상사 주먹질도 기꺼이 맞는 김대리
맞선에선 번번이 퇴짜맞는 김대리


‘미생’의 김대리(김대명)는 바쁘다.

회사 일도 많지만 방황하는 신입사원 챙기랴, 지친 상사 모시랴, 심지어 까칠한 타 부서장이 날리는 주먹에 몸까지 내던져야 한다. 맘 좋아 보이고 이해심도 많지만 그 ‘이기적이지 않아 보이는’ 외모 탓에 맞선에선 번번이 퇴짜다.

기업에서 대리가 지닌 사전적 의미는 ‘과장, 부장 등의 직무를 대신하는 직위’다. 직급을 부르는 명칭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질풍노도의 신입사원 시기를 무사히 견뎌내고 실력도 적당히 인정받은 경력 4∼5년차 이상 직원이 이에 해당한다.

대리는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의 업무체계를 명확하게 파악해 업무를 실행에 옮기는 ‘행동대장’이다. 때문에 대리는 어느 직장에서든 가장 치열하게 일하고, 그래서 더 깊은 비애를 지닐 수밖에 없는 자리다.

‘미생’에서도 그런 대리들의 역할이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김대명을 중심으로 전석호, 태인호, 오민석이 연기하는 ‘대리 4인방’은 사회성 떨어지는 신입사원들을 이끌면서도, 한편으론 저돌적이며 때론 정치적이기까지 한 각자 부서의 상사들을 보좌한다. 조직을 든든하게 지키는 버팀목이자, 서로 다른 두 계층을 잇는 가교인 셈이다.

이들은 신입사원들처럼 함께 모여 ‘상사 험담’에 열을 올리거나 ‘동기사랑’을 외치며 맥주잔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미 다 해 본 짓’이란 투다. 대신 말없이 눈빛을 나눈다. 김대리 앞에서 영업3팀을 비난하는 자원2팀 과장을 대신해 묵묵히 김대리의 팔을 잡아 준 하대리의 모습이뭉클한 것도,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그들의 ‘공감대’가 시청자에게 전달된 덕분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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