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소재 드라마…표절인가? 대세인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9월 19일 06시 55분


같은 듯 다른 소재의 드라마가 쏟아지면서 방송사는 편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다. KBS 2TV ‘아이언맨’(위쪽 사진)과 tvN ‘황금거탑’은 각각 MBC ‘킬미 힐미’, SBS ‘모던 파머’와 유사한 소재로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KBS·tvN
같은 듯 다른 소재의 드라마가 쏟아지면서 방송사는 편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다. KBS 2TV ‘아이언맨’(위쪽 사진)과 tvN ‘황금거탑’은 각각 MBC ‘킬미 힐미’, SBS ‘모던 파머’와 유사한 소재로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KBS·tvN
‘아이언맨’-내년 방송 ‘킬미 힐미’
남자 상처 위로하는 여자 스토리
11·12월 방송 ‘피노키오’ ‘힐러’
부패와 맞서는 신참기자 이야기
“메시지 전하는 소재 비슷할수도”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며 극중 배경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만 달리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이 같은 형태는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며 자연스런 홍보효과가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장점을 얻을 수 있지만, 자칫 표절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방송가에서는 그만큼 “편성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 무엇이 비슷한가?

10일 첫 방송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과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MBC ‘킬미 힐미’는 마음의 상처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 남자를 여자가 곁에서 보듬어주고 치료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다. 11월 방송 예정인 SBS 새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와 12월 방송 예정인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힐러’는 부패한 거대 언론에 맞서는 신참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다.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황금거탑’은 10월11일 방송을 시작하는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와 귀농의 소재가 겹친다.

이처럼 드라마들이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08년 SBS ‘일지매’와 2009년 MBC ‘돌아온 일지매’가 방송됐다. 2008년에는 방송가를 배경으로 한 SBS ‘온에어’와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이 5개월 차이를 두고 방영됐다. 먼저 방송한 ‘온에어’는 시청률과 화제 면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상대적으로 ‘그들이 사는 세상’은 빛을 받지 못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는 소재의 반복으로 인한 피로감과 식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나중에 방송되는 드라마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자칫 ‘아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편성 전략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편성상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드라마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는 말이다.

● 왜 겹칠까?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에는 표절 논란 등 시비거리가 늘 따라다닌다.

실제로 2009년 SBS ‘스타일’과 KBS 2TV ‘매거진 알로’는 패션을 소재로 표절 공방을 벌이다 결국 ‘매거진 알로’의 방송이 무산됐다. ‘스타일’은 패션 에디터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물이며, ‘매거진 알로’는 소설 ‘스타일’을 원작으로 삼았다. 하지만 두 작품은 서로 패션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표절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결국 KBS는 ‘스타일’이 먼저 방송하면서 닮은 소재의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드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며 제작을 포기해야 했다.

이는 단지 소재가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윤석진 교수는 “이런 경우는 아이디어가 우연찮게 겹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잇따라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윤 교수는 “드라마는 일정한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면서 시청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담게 마련이다. 이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하기 위해 그에 걸맞는 이야기를 찾다보면 각기 드라마의 소재가 겹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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