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성료…‘거장’의 귀환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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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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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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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국에서 찾아온 301편의 장·단편영화가 수놓은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간의 축제를 뒤로하고 12일 오후 7시 폐막작 ‘만찬’ 상영으로 막을 내린다.

이례적인 ‘10월 태풍’이 몰아친 올해 영화제는 강한 바닷바람만큼이나 울림 짙은 영화들이 팬들과 만났다.

기대작의 매진행렬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롤러코스터’ ‘배우는 배우다’ 등 이번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한 한국영화부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성스러운 도로’ 등 칸과 베니스 등 세계 주요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을 향한 팬들의 지지가 뜨거웠다.

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관객 수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2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부산, ‘거장’의 존재 알리다

올해 부산에서는 거장으로 불리는 영화감독들의 존재가 드러났다. 그 중심은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 주인공으로 선정된 임권택 감독이다.

임 감독은 영화제에서 필름으로 상영이 가능한 연출작 70여 편을 공개했다. 동시에 102번째 연출작 ‘화장’의 제작보고회도 열었다.

오랜 영화 동지인 배우 안성기에게 ‘화장’의 주연을 맡긴 임 감독은 “영화를 한다는 건 살아낸 세월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일 같다”는 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화장’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아픈 아내를 간병하며 살아가는 중년 남자의 내면을 살피는 이야기로, 임 감독은 “영화를 끝내야, 그제야 뭘 하려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번 영화에 나서는 각오를 드러냈다.

한 동안 영화 연출에서 손을 뗐던 이장호 감독도 올해 부산에서 신작을 공개했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분에 초청된 영화 ‘시선’이다. 이장호 감독은 강우석, 봉준호 등 후배 연출자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부산에서 공식 상영을 열고 현장 복귀를 알렸다.

‘시선’은 종교를 향한 믿음의 본질을 들여다본 이야기다. 이 감독은 ‘시선’을 시작으로 또 다른 영화 ‘95.6’도 준비하고 있다. ‘바보선언’ ‘외인구단’ 등으로 1970~80년대 영화 팬을 사로잡았던 이 감독이 부산에서 화려한 복귀를 알린 셈이다.

● ‘배우 감독’의 활약…박중훈 하정우 그리고 추상미

감독으로 데뷔한 배우들의 활약이 어느 해보다 돋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연출 데뷔작을 내놓는 박중훈과 하정우는 올해 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에 초청받아 감독 자격으로 부산을 찾았다.

올해 영화제에서 ‘티켓 전쟁’이 벌어진 작품 역시 박중훈의 ‘톱스타’와 하정우의 ‘롤러코스터’였다. 두 영화는 공식 상영은 물론 관객과의 대화, 야외 오픈토크 등에 영화 팬들을 몰고 다니며 환호를 받았다.

배우 추상미는 단편영화 ‘영향 아래의 여자’ 감독으로 부산을 찾았다. 2010년 단편영화 ‘분장실’로 연출을 시작한 추상미는 부산에서 관객들과 만나 “연출은 오랜 꿈”이라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내 목소리로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 영화만? 마켓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또 다른 모습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시아필름마켓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영화 관계자들이 투자와 개발, 배급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이루는 비즈니스의 무대다.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은 7일 시작해 10일까지 4일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총 49개국에서 733개 업체, 1272명이 마켓에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와 비교해 참여율이 16%나 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최대 4000여 명의 관계자들이 마켓을 찾았다”며 “198개 업체는 평균 50회 이상씩 영화 관련 미팅을 갖고 다양한 제작, 구매, 판매, 투자 관련 논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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