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임권택 “김훈 소설 영화화, 살아낸 세월을 영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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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4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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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임권택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영화를 향한 거장의 움직임은 여전히 분주하다.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영화를 3일 개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했다.

임권택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이튿날인 4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영화 ‘화장’ 제작발표회를 열고 “큰 과제이지만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임 감독을 비롯해 주연을 맡은 배우 안성기, ‘화장’의 원작 소설을 쓴 김훈 작가가 참석했다.

임 감독은 “김훈 작가의 문장이 주는 박진감이 있는데 영상으로 녹여내고 싶다”며 “화장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은데 워낙 좋은 원작이기에 잘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지 않을까”라고 했다.

102번째 영화를 세상에 내놓지만 그는 여전히 작업을 앞두고는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그는 “102번째 영화를 한다는 건 살아낸 세월을 영상으로 드러내는 것 같다”며 “그래서 나이가 많은 만큼, 그에 비례하는 영화를 찍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촬영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것 같다”는 임 감독은 “어떤 새로운 빛깔의 영화가 찍힐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영화를 끝내야, 그제야 뭘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병든 아내를 간병하는 남자 앞에 젊은 여자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화장’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 장의 풍습 중 하나인 ‘화장’(火葬)과 얼굴을 꾸미는 ‘화장’(化粧)을 뜻한다. 중년남자의 심리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생명을 향한 인간의 욕망도 담고 있다.

주연을 맡은 안성기는 “지금껏 해왔던 그 어떤 인물과도 다르다”며 ‘화장’을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안성기는 “작품은 잔잔하지만 어쩌면 역동적인 영화가 나올 것 같다”면서 “굉장히 집중하고 몰두해 임해야 한다. 모든 작업을 마친 뒤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는 1981년 ‘만다라’를 시작으로 ‘안개마을’ ‘태백산맥’ ‘축제’ ‘취화선’에 이르기까지 7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왔고 ‘화장’으로 11년 만에 재회했다.

‘화장’은 거장으로 불리는 감독과 그의 오랜 친구인 배우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지만 한편으론 작가 김훈의 참여로도 눈길을 끈다.

기자회견에도 함께 나선 김훈 작가는 “영화 해석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과 배우이니 아무 걱정 없이 좋은 영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소설이 가진 의미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읽을수록 서서히 다가온다”며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가 영화를 통해 내 작품의 의미를 삶의 전면으로 끄집어내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내년 3월 개봉이 목표인 ‘화장’은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임 감독으로서는 2010년 ‘달빛 길어 올리기’ 이후 3년 만에 새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과 배우 강수연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해운대(부산)|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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