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떠오르는 트로트 신인 가수 박무진 “17년만에 꿈 이뤄… 지구를 뒤집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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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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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앞에 서면 딸랑딸랑 ♬ 하지만 네 앞에선 달라달라 ♬

카메라 앞에 선 가수 박무진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많이 해봐선지 덜 떨린다”면서 “샐러리맨의 애환이 담긴 ‘달라달라’로 일단 대리급 이하 ‘직(직장인)심’을 확실히 사로잡겠다”며 웃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카메라 앞에 선 가수 박무진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많이 해봐선지 덜 떨린다”면서 “샐러리맨의 애환이 담긴 ‘달라달라’로 일단 대리급 이하 ‘직(직장인)심’을 확실히 사로잡겠다”며 웃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부장님 앞에 서면 힘들게 딸랑딸랑… 하지만 네 앞에선 난 언제나 달라… 달라달라달라달라…’(‘달라달라’)

최근 TV 가요 프로그램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신명나게 어깨춤 추며 ‘달라달라달라’를 끝없이 반복하는 박현빈풍 트로트 가수를 접했을 것이다. 신인 가수 박무진(34)이다. 그는 비스트, 포미닛 등이 속한 가요기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박무진 대리’이기도 하다. 직책은 사장 수행비서.

“흐하허허허허허!” 최근 만난 그는 목을 꺾는 웃음소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성룡 영화에서 금강권 쓰는 절대 고수가 이렇게 웃죠. 그 사람처럼 강해지고 싶어서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좋아요. 해보세요. 흐하허허허허허!” 조곤조곤 ‘A형’식 유머에 훤칠한 외모, 반듯한 이미지가 그만 깨진다.

그는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2006년 1월 ‘지킬 앤 하이드’의 신부 역할로 데뷔했다. 크고 작은 뮤지컬에 출연했고 주역도 맡았지만 빛을 못 봤다. 생계까지 위협받던 차에 친구 소개로 만난 이가 당시 큐브 엔터테인먼트 설립을 준비하던 ‘대장’ 홍승성 대표다. “비스트의 이기광 다음, 큐브 두 번째 소속 가수가 저였어요. 트로트 앨범 한번 구성지게 내보자고 준비 다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연기됐죠.”

고향인 경북 구미로 내려간 뒤 와신상담, 경북 전역을 돌며 길거리 공연으로 기본기를 다졌다. 이후 상경해 올 3월부터 수행비서로 ‘대장님’을 모시고 있다. 제작자와 가수로 못 푼 인연은 이번에 데뷔 싱글 ‘달라달라’로 확실히 풀었다. 홍 대표가 직접 펜 잡고 노랫말까지 썼다.

“사장님 앞에 서면 빨라빨라….” “실제로 늘 대장님 1분 거리에 있고 부르면 무조건 뛰죠.” 작곡은 신사동호랭이가, 안무는 ‘트러블메이커’를 만든 ‘스타시스템’팀이, 의상은 ‘런던 프라이드’팀이 맡았다. “오늘 옷 어때요? 난 런던 스톼읠.” 스타급 지원이다.

박무진에게 가수의 소명은 17세 때 벽력처럼 왔다. 구미 시내에 공개방송 하러 온 가수 신성우가 공연 중 던진 1.8L들이 생수병에 얻어맞은 것. 옆 관객들이 “그 물 한 모금만 달라” “그 병 1만 원에 팔라”며 아우성치는 것을 보고 “먹다 던진 물로도 사람들한테 에너지를 줄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 물을 마시고 머리에 부으면서 노래를 부르며 집까지 10리 길을 걸어왔다.

“그 길이 길었다. 17년 걸렸다. 데뷔가 늦었다”고 하자 박무진이 말했다. “네?! 늦다뇨, 이제부턴데. 긍정 에너지로 지구를 한바탕 뒤집어놓는 것. 그게 제 목표인데.”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음악#박무진#트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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