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미료 “애인급구, 사무치게 외로워 매일밤 TV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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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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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미료. 사진제공|내가네트워크.
가수 미료. 사진제공|내가네트워크.
“내 앨범은 70점짜리에요. 완벽을 꿈꿨지만, 나머지 30점은 지속할 솔로 앨범을 위한 여백으로 남겨 둘게요.”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미료 제아 나르샤 가인)의 래퍼 미료(본명 조미혜·31)가 아쉬운 듯 말했다. 그는 지난달 첫 솔로 앨범 ‘미료 a.k.a 조하니’를 발표하고 남성들의 ‘Dirty’ 함을 꼬집으며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서른을 넘긴 나이지만, 직접 만나본 미료는 걸 그룹계의 큰 언니라고는 믿기 어려운 동안 외모의 소유자였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겸손함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가 발표한 솔로 앨범 ‘미료 a.k.a 조하니’는 경쾌하고 리듬감 강한 랩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전곡 모두 미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데뷔 12년 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이에요. 평생의 꿈을 이뤘죠.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하고 싶은 음악만을 담았어요. 힙합 장르이지만 세련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타이틀곡 ‘Dirty’는 팝과 록을 바탕으로 트렌디 한 멜로디와 톡톡 튀는 가사로 실연당한 여자의 마음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

▶ 온 국민이 사랑하는 래퍼. 그리고 새로운 도약

미료는 19세의 나이에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힙합 그룹 ‘허니패밀리’의 객원 멤버로 활동했다. 랩 실력을 인정받고 ‘브아걸’의 래퍼 자리를 꿰찼다.

수년간 국내 정상급 걸 그룹 래퍼로 활동하던 그는 음악에 대한 끊이지 않는 열정으로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작사하고 프로듀싱을 했다.

미료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다. 첫째,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 둘째, 음악이 대중에게 어렵지 않아야 하며 아버지 세대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랩. 마지막으로 멜로딕하면서도 세련된 음악이다.

“몇 년 전 아버지께서 제 랩을 들으신 후 제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아 좋아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하신 후부터 모두가 다 들을 수 있는 랩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오랜 염원이 이뤄져서일까? 베테랑 미료도 솔로 컴백 첫 방송에서 카메라가 아닌 무대 정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대를 마쳤다. 떨려서 빨간불이 들어오는 카메라를 보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이내 프로다운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는 반대로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의 랩을 선보였다.

“이번 앨범을 통해 팬이 제게 기대하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강함이죠. 사실 전 따듯하고 부드러운 여자예요. 파워풀한 랩보다는 멜로디컬하고 신 나는 랩을 좋아해요. 다양한 제 모습이 낯설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여 드릴게요.”

-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랩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저만의 독특한 톤의 랩과 리듬감이요. 하하. 말하려니 쑥스럽네요. 단점은 펀치 라인이 없다는 점.”

- 솔로 앨범 발매 후 음원 순위 확인했나요?
“매일 실시간으로 체크해요. 첫 주에는 5위, 지금은 20위 권. 이번에 많은 가수가 좋은 노래를 많이 가지고 나온 것 같아요. 하하.”

- 많은 가수들이 피처링 참여했는데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다 보니 도움이 필요했어요. 제 부족한 점을 채워줄 사람들을 찾아다녔죠. 칵스와 루드페이퍼는 직접 캐스팅했어요. 2010년부터 클럽과 라이브 공연을 많이 다녔어요. 개리오빠는 허니패밀리에서 친분을 쌓았어요. 지금도 친해요. 모두 고맙게 생각해요.”

가수 미료. 사진제공|내가네트워크.
가수 미료. 사진제공|내가네트워크.

▶ 걸 그룹 서열 No. 7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걸 그룹 서열’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브아걸은 전체 걸 그룹 중 7위를 차지했다.

“재미있네요. 3년 전이었다면 좀 더 높았겠죠?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누구나 그렇듯 내 음악을 많은 사람이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대중의 환호 속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뮤지션이길 원하지만 늘 사랑받는 아이돌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유죠.”

미료는 뮤지션과 아이돌 그룹의 경계점에서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다. 무엇하나 포기할 수 없다는 그는 30대 래퍼로서 아이돌로 사는 비결로 ‘언제나 아이돌이고 싶은 마음’과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꼽았다.

이런 점은 그의 롤 모델 마돈나와 비슷하다. 미료는 마돈나(53)의 이미지 메이킹과 음악적 비즈니스 능력을 높이 샀다. 50세가 넘은 지금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사랑을 받는 뛰어난 자기관리 능력을 닮고 싶어 했다.

- 솔로활동의 결과가 혹시나 브아걸에 영향을 끼칠까봐 신경 쓰이나요?
“다른 멤버들이 먼저 솔로를 내고 좋은 성과를 냈으니 신경 쓰였죠. 나도 어느 정도는 해 줘야한다는 압박이랄까요. 기존엔 프로듀서 대신 내가 다 해야 했기에 부담감이 좀 적었는데 이번엔 너무 크네요.”

- 멤버들이 새 앨범을 듣고 뭐라고 하던가요?
“좋다고요. 하고 싶던 음악 세계를 야심 차게 펼치라고 용기를 줬어요.”

- 그룹에서 솔로로 변신했는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의논 할 사람이 없어요. 혼자서 4분을 채워야 하죠. 그때 내가 솔로라는 걸 느껴요. 사람은 누구나 외롭잖아요. 특별히 더 외롭지는 않은데 그냥 힘들어요. 하하

- 함께 하던 무대를 혼자서 소화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요?
“제가 솔로로의 역량을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주위 사람 의식을 너무 한 것 같아요. 첫 무대는 즐기지도 못했어요. 이젠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 솔로 가수 미료의 생존전략은 무엇인가요?
“이번 앨범은 많이 밝아요. 그간 강한 이미지에 대한 반항심이었을지 몰라요. 그래서 일단 자아 성찰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도대체 나란 사람은 어떤 캐릭터고… 음악적으로 좀 더 실력을 쌓아야겠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경쟁력이 생길 것 같아요.”

- 평소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TV 봐요. 예능 프로그램이요. 웃고 싶어서요. ‘승승장구’, ‘놀러와’, ‘황금어장’ 즐겨보고 있어요. 유세윤 오빠 좋아해요. 너무 웃겨서요.”

▶ 아티스트? 사랑밖엔 난 몰라

현재 미료에게 대중의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한남자의 사랑. 몇 년째 연애를 못한 그는 이미 자신의 연애 세포가 죽은 것 같다며 푸념했다.

“제 노래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저 정말 외로워요. 애인 구합니다. 같이 있을 때 편하고 재미있는 남자 좋아해요. 연상이든 연하든 따지지 않지만 먼저 고백은 못해요. 남성분들 제발 좀 주저하지 말고 다가와주세요.”

미료의 애인을 대신하고 있는 브아걸은 올해 새로운 앨범 발매와 미국 진출을 목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료는 브아걸이 ‘사랑하는 가정이자 언제고 내가 돌아갈 수 있는 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료의 목표가 궁금했다.

“부족한 저를 좋아해 주시고 무대마다 찾아오셔서 일당백으로 소리 질러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질 좋은 음악으로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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