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사랑’ 우리 맘에 새겨놓고…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 올 시상식 참석 하루전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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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방 욕조 안에서 발견돼… 음주-약물중독 사인 추정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이 11일 48세로 숨졌다. 2009년 마이클 잭슨, 2011년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이은 팝스타들의 돌연한 사망 소식에 음악 팬들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TMZ는 11일 오후(현지 시간) 휴스턴이 다음 날 열릴 제54회 그래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머물던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 베벌리힐턴호텔 방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호텔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욕조 안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휴스턴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휴스턴의 일행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발견 후 몇 분 만에 응급구조팀이 호텔에 도착해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휴스턴은 이날 오후 3시 55분 사망한 것으로 진단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 아직 타살이나 어떤 범죄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스턴은 사망 이틀 전인 9일 시상식 리허설 공연에도 참석했다. 당시 할리우드 인근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휴스턴은 다소 흐트러지고 부스스한 차림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85년 데뷔 후 휴스턴은 누적 음반판매량 1억7000만 장의 기록을 세우며 1990년대 말까지 음반업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가수였다. 그래미상을 6번이나 받았으며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연속으로 7곡을 올리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3옥타브에 이르는 넓은 음역대와 편안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로 음악적 성공을 거둔 뒤 연기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1992년에는 케빈 코스트너와 함께 영화 ‘보디가드’에 출연해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1992년 6세 연하의 가수 겸 작곡가 보비 브라운과 결혼하면서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인기그룹 ‘뉴 에디션’의 멤버였던 브라운은 휴스턴과 달리 악동 이미지가 강했고 각종 구설에도 많이 올랐다. 이들의 관계는 결혼 후 브라운이 음주운전과 마약 투약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되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9년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휴스턴은 “불행한 결혼생활로 마약을 하게 됐다”고 고백해 충격을 주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남편의 음악적 질투와 심리적 학대를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2007년 이혼한 후 딸(18)과 함께 지냈다. 그러나 휴스턴은 이혼 뒤에도 음주와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해 치료를 받았다. 목소리도 약물과 알코올로 망가져 공연 때 거친 쇳소리를 내거나 음정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발매 앨범들도 이전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휴스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베벌리힐턴호텔 앞에는 그를 추모하려는 팬들이 몰려들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국내외 뮤지션들의 애도 물결도 이어졌다. 전남편 브라운이 11일 미시간 주 공연 도중 소식을 듣고 눈물을 보이자 일부 누리꾼이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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