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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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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궤도 오른 ‘다섯남자의 맛있는 파티’
평일 오후 6시에 ‘꽃미남 봉사대’ 총출동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MC들이 포즈를 취했다. “난 왜 이게(손가락으로 A자 그리기) 잘 안 되냐”며 웃는 이훈에게 김영이 조언했다. “느낌이 중요합니다, 선배님.” 왼쪽부터 김영, 김태욱, 이훈, 박상우, 최창욱.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MC들이 포즈를 취했다. “난 왜 이게(손가락으로 A자 그리기) 잘 안 되냐”며 웃는 이훈에게 김영이 조언했다. “느낌이 중요합니다, 선배님.” 왼쪽부터 김영, 김태욱, 이훈, 박상우, 최창욱.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니, 여기 가스가 새나…. 나만 눈 매운 거예요? 이거 찍다 울보 되겠어.”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스튜디오. 녹화 중간에 잠시 카메라가 멈추자 이훈(38)이 연방 눈가를 훔쳤다. 스튜디오에서 패션모델을 꿈꾸는 주부 이주희 씨(34)와 그의 시어머니가 알제리에서 일하는 이 씨 남편과 국제전화 통화를 마친 직후였다. 무대 위 다섯 남자는 물론이고 20명쯤 되는 방청객, 제작진까지 모두 눈가가 젖었다. 방금 전까지 웃음바다였다가 숙연해진 스튜디오 밖에 걸려 있는 푯말. ‘방송 중입니다. 채널A 다섯 남자의 맛있는 파티.’

월∼금요일 오후 6시면 가사에 지친 주부들의 마음을 60분간 설레게 할 다섯 남자가 출동한다. 2일 방송을 시작한 ‘…맛있는 파티’는 8일 정식 궤도에 올랐다. 방송 초기 ‘매력남 서바이벌’을 통해 뽑힌 네 명의 남성 MC가 메인 MC 이훈과 함께 매회 스튜디오와 현장을 오가며 방송을 끌어간다.

이 프로그램은 ‘솔루션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요일별 시간표가 알록달록하다. 월요일엔 ‘젊음과 아름다움을 돌려드립니다’라는 부제로 토털 뷰티 솔루션을 제시한다. 화요일엔 주부들의 못다 이룬 꿈을 실현시켜주고, 수요일엔 그들의 주방을 확 바꿔준다. 목요일엔 ‘무결점 남편’을 빌려주며, 금요일엔 퀴즈를 풀어 명품을 안겨준다. ‘꽃미남 봉사대’라 불리는 네 MC의 발길이 분주하다.

‘옴’ 넷의 면면이 위험하다. 평균 신장 185cm, 평균 나이 26.3세. 검정 슈트를 빼입은 이들이 한 명씩 녹화장에 등장할 때마다 방청석을 메운 주부들은 크게 술렁였다. ‘짐승남’ 최창욱(27)과 ‘매너남’ 김영(27)은 잘나가는 패션모델. ‘정리남’ 김태욱(26)은 채널A 신입 아나운서이고, ‘로맨틱 가이’ 박상우(25)는 가수다.

최창욱은 “모델 일은 일상이 됐지만, 이 프로는 매니저에게 일정을 먼저 체크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며 웃었다. 김태욱 아나운서는 “이 프로에 출연하면서 좋은 남편이 될 준비를 먼저 하고 있는 것 같다. 꿈을 이룬 주부들이 감동받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때마다 많은 걸 느낀다”고 했다.

박상우는 8일 방송분에서 출연자 주부 대신 가사노동을 11시간 동안 하느라 링거 신세까지 졌다. “다음에는 꼭 데이트 도우미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메인 MC를 맡은 이훈은 오랜만의 교양 프로 나들이에 신이 났다. 라디오 진행은 2년, TV 프로 진행은 7년 만이다.

“지상파 예능 프로에 출연할 때는 시청률 탓에 오버 액션하느라 부담이 됐어요. ‘맛있는 파티’는 매일 다른 주제를 들고 시청자들에게 진심과 정보를 전달하고 저 역시 공감한다는 게 매력이죠.”

이훈은 1999년 결혼한 두 살 연상의 아내 김혜진 씨와의 사이에 이우(11), 이정(6) 두 아들을 뒀다. “제가 유재석은 아니지만 주부들과 같은 기혼자이니 그 마음에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만일 아내가 프로그램 참여를 원한다면 4인의 ‘옴 파탈’에게 흔쾌히 아내 옆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아이, 그럼요. 근데 제작진이 MC 특권은 없대요. 나오고 싶으면 똑같이 시청자 게시판에 사연 올리래요. 저도 아내 방송 내보내서 꿈 이뤄주고 싶은데. 정말이에요. 하하하.”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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