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 “하루 한끼 먹고 잠도 2시간… 암환자로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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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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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혼’으로 1년 8개월 만에 스크린 복귀

지난해 1월 ‘주유소 습격사건2’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투혼’(10월 6일 개봉)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김선아.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선머슴 같은 역할을 맡았던 김선아는 ‘투혼’에서 망가진 야구 스타 윤도훈(김주혁)의 재기를 돕는 지고지순한 아내 오유란으로 나오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지난해 1월 ‘주유소 습격사건2’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투혼’(10월 6일 개봉)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김선아.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선머슴 같은 역할을 맡았던 김선아는 ‘투혼’에서 망가진 야구 스타 윤도훈(김주혁)의 재기를 돕는 지고지순한 아내 오유란으로 나오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36)가 영화로 돌아왔다. 김상진 감독의 ‘투혼’(다음 달 6일 개봉)에서 김선아는 처음으로 아이 엄마이자 아내 역할을 맡았다.

잘나가던 야구선수 윤도훈(김주혁)은 나이가 들며 퇴물 취급을 받는다. 집안일은 나 몰라라 하고 못된 행동으로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던 윤도훈은 아내 오유란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철이 든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보이시한 외모에 씩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김선아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 이어 두 번째로 암환자 연기를 했다. ‘잠복근무’ ‘걸스카우트’ 등에서 ‘원 톱’으로 영화를 이끌었던 그는 ‘투혼’에선 한발 물러나 주인공을 받쳐주는 배역을 맡았다.

잇단 암환자 역에 엄마 역할까지, 그에게 어떤 심적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여배우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 때문일까.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이유를 물었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암환자로 보이려고 살을 많이 뺐다. 따로 살을 뺄 시간이 없어서 무조건 굶었다. 촬영하다 보면 몸 챙길 시간이 없다. 암환자의 다크서클 등을 메이크업으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루 한 끼씩 먹고 잠은 2시간만 잤다. 자연히 암환자처럼 보이게 되더라. 속도 쓰리고 아팠다. 암환자처럼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이렇게 해서 3일 동안 내내 우는 장면만 찍을 수 있었다. 정말 힘든 영화였다.”

―연이어 암환자 역할인데….

“같은 환자이지만 캐릭터와 환경이 다르다.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는 처녀이고 영화 ‘투혼’에서는 유부녀다. 내가 연기했지만 두 배역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너무 달랐다. ‘투혼’의 오유란이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보다 열 살 어리지만,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라면 당연히 성숙할 것이다. 둘이 너무 다른 캐릭터다.”

―엄마 역할을 맡긴 했는데, 여전히 씩씩한 이미지다. 원래 성격은 어떤가.

“실제는 나도 환경에 따라서 바뀐다. 지금까지 한 역할 중 성격이 가장 비슷한 건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나 이 영화의 오유란이다. 씩씩한 ‘삼순이’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내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 서른이 넘으면서 삼순이처럼 자기주장을 하게 됐다. 그 전까지는 화를 낸 적도 없다.”

―이번 영화는 김주혁의 비중이 크다. 아이 엄마에다 작은 역할인데 선택한 이유는.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의 틀 안에 있었다. 휴먼 드라마로 영역을 넓히고 싶었다. 삼순이 이후 주로 원 톱으로 ‘액션’을 했다면 이젠 ‘리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누군가를 밀어주는 역을 하면 연기가 느는 것 같다. 좋은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드라마 ‘시티홀’을 찍으며 차승원 선배에게 많이 배웠다.”

―김상진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굉장히 머리가 좋은 분이다. 코미디의 장점을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 안다. 하지만 여배우의 섬세한 감정을 읽는 데는 별로인 것 같다. 한마디로 ‘사나이’ 스타일, 감독님의 아바타가 남자 주인공 윤도훈이다.”

―김선아라는 배우는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데….

“숨어있는 남자 팬도 많다.(웃음) 예전부터 여자친구가 참 많았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하고 나서는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팬 미팅을 가서도 엄청 놀란다. 여성 팬들이 좌석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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