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 “모델이나 하지 그런 말 이젠 안 들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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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7시 00분


한강 유람선에 올라 시원한 강바람에 흥얼거리듯 발랄한 모습을 드러낸 나인뮤지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한강 유람선에 올라 시원한 강바람에 흥얼거리듯 발랄한 모습을 드러낸 나인뮤지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 나인뮤지스. 일곱빛깔 유쾌한 유람선 데이트

아쉬운 첫 음반 활동, 연습부족 절감
여섯달간 발톱빠지게 하루 12시간씩 연습
우린 한배를 탔다 공동체 의식도 생겨

나인뮤지스. 현직 모델 혹은 모델 몸매를 갖춘 멤버들로 이뤄진 여성그룹. 작년 8월 ‘노 플레이보이’로 데뷔해 우월한 몸매를 뽐내려고 핫팬츠에 가터벨트를 착용했다가 ‘선정성 심의’ 돌풍에 휘말려 결국 두 달 만에 활동을 접기도 했다.이들은 18일 두 번째 싱글 ‘피가로’를 내고 1년 만에 다시 활동에 나선다. 막바지 컴백 준비에 한창이던 나인뮤지스와 서울 한강에서 유람선 데이트를 했다.
Scene #1 여의도 선착장 출발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미녀들과 유람선을 타기로 한 날인데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회색빛이다. 미녀들은 먼저 도착해 여의도 선착장 카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만 보니 멤버가 7명(이샘 세라 현아 은지 이유애린 민하 혜미)이다. “이제 세븐뮤지스라 불러야 하나?”

“2명은 개인 활동하느라 빠졌을 뿐 이름은 변함없다.”(은지)

작년 첫 음반활동을 돌이켜보라고 하자, 멤버들은 “너무 부족했고, 연습이 중요하단 사실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모델 등의 경험이 있어서 무대에서 여유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가수는 달랐다. 좀 안일했던 것 같다. 연습이 중요하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이샘, 혜미)

첫 술에 배부르지 못했던 것은 오히려 단합에 크게 기여했다. 모두 “이번엔 반드시!”라는 절실함이 생겼고, “한 배를 탔다”는 공동체 의식이 생겨났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라 처음엔 친밀함이 좀 부족했다. 지금은 나인뮤지스라는 한배에 탔다는 걸 모두 느끼고 있다.”(이샘, 은지)

작년 활동을 돌이키며 잠시 숙연하고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유람선 탑승시각이 됐다는 말에 모두 표정이 밝아졌다.

나인뮤지스, 러블리 원피스로 간만에 한껏 멋부리고 사랑스럽게 찰칵!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나인뮤지스, 러블리 원피스로 간만에 한껏 멋부리고 사랑스럽게 찰칵!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Scene #2 한강 그리고 유람선

6개월 동안 매일같이 연습실에서 땀을 쏟았던 이들은 유람선에 오르자 “모처럼 나들이를 하게 됐다”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빨간 미니원피스를 차려입은 이샘은 “매일 트레이닝복만 입다가 오늘 오랜만에 러블리하게 차려 입었다. 강바람을 맞으니 가슴이 확 트인다. 너무 좋다”며 웃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머릿결을 연신 넘기던 민하도 “오늘 난 머리에 꽃도 달았다”며 외출 준비에 설레던 마음을 드러냈다. 매니저들도 함께 신났다. 멤버들을 유람선에 내버려둔 채 배경을 바꿔가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유람선에서 느끼는 자유만큼이나 “무대 오를 것을 생각하니 설레면서 기대된다”며 컴백을 앞둔 소감을 말했다. “‘노 플레이보이’ 때는 강하고 도도한 모습이었다. 이번엔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다. 20대 초반 여성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고 싶다.”(혜미)

이샘도 20∼30대 남성 팬들을 넘어 20대 초반의 또래 친구들에게도 어필하고 싶다고 했다.

“‘노 플레이보이’ 활동 후 ‘모델이나 하지’이런 말에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이번엔 ‘모델 출신’이 아니라 그냥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이샘)

유람선이 반포대교 앞에 이르자 잠시 멈춰선 후 뱃머리를 여의도 쪽으로 다시 돌렸다. 눈앞으로 세빛둥둥섬이 보였다. “아, 데이트 하고 싶다.”(이유애린) “지금 하고 있잖아?”(기자) “기자 말고 남자랑….”
Scene #3 다시 선착장에…

1시간가량 한강을 유람한 배는 다시 여의도 선착장으로 되돌아왔다. 갑자기 거센 폭우가 쏟아져 혼잡도 피하고, 우산도 기다릴 겸 마지막에 내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멤버들은 장난스런 표정과 동작으로 사진을 찍는 이른바 ‘엽사’(엽기사진)놀이를 즐겼다. 욜란다비쿨&디컵의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가 흐르자 즉석에서 가볍게 춤을 추는 등 소녀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하선하던 승객들은 흘끗 쳐다보며 “모델들이여?” “연예인인가보네”하며 관심을 보였다.

나인뮤지스의 신곡 ‘피가로’는 ‘미스터’ ‘루팡’ ‘허니’ ‘프리티걸’ 등 카라의 히트곡을 쓴 스윗튠이 작곡한 복고 사운드의 댄스곡이다. 지난 6개월간 스케줄이 없는 날은 하루 12시간씩 춤 연습을 하느라 발톱이 빠지기도 했다는 은지는 “우리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라며 자신감을 보이면서 기대와 응원을 당부했다.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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