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 “연기생활 10년만에 □□□□□ 눈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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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0일 07시 00분


드라마 ‘로맨스타운’에서 억척녀 노순금 역을 맡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성유리. 박화용 기자 (트위터@seven7sola) inphoto@donga.com
드라마 ‘로맨스타운’에서 억척녀 노순금 역을 맡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성유리. 박화용 기자 (트위터@seven7sola) inphoto@donga.com
■ ‘로맨스타운’ 성유리, 발연기 이젠 굿바이!

소통의 재미… 연출자와 대화하며 소극적 연기 극복
연기의 재미… 힘들어도 마음껏 즐겼더니 연기력도 성장
요리의 재미… 가사도우미 역 해보니 시집가도 될 것 같아요


“처음 들은 과분한 칭찬이 오히려 독 될까 봐 무서웠다.”

1998년 ‘블루 레인’으로 데뷔한 핑클의 성유리는 예쁜 얼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걸그룹의 멤버였다. 그러나 최근 종용한 KBS 2TV 수목드라마 ‘로맨스타운’ 속의 성유리는 예쁜 얼굴보다 억척스럽지만 씩씩한 가사도우미 노순금의 모습이 먼저 보이는 전업 연기자였다.

미니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다른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성유리 역시 “‘로맨스 타운’이 끝나고 무작정 쉬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막상 쉬려니까 오히려 못 쉬겠더라. 촬영 패턴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었는지, 아니면 캐릭터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탓인지 며칠간 허했다”며 웃었다.

성유리는 2002년 SBS 드라마 ‘나쁜 여자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나섰다. 이후 지금까지 1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그런데 그의 기억 속에 이번 ‘로맨스타운’ 만큼 호평받은 작품은 없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면 늘 시달려야 했던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드라마 초반 그에게 쏟아진 연기에 대한 호평도 오히려 부담이었다.

“사람의 여론이라는 게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고 애썼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랑과 호평을 받았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성유리는 ‘로맨스타운’을 통해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연출자와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지치고 힘든 촬영 속에서도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

“애교도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뚝뚝한 편이다. 서숙향 작가님도 나에게 ‘우직한 유리’라고 표현할 만큼. 연기도 수동적이었다. 어쩌면 연기에 자신이 없어 용기가 부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출자나 동료 연기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같은 주제를 고민하고 얘기하면서 내 연기가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 “연기자 꿈꾸는 아이돌 그룹 후배들은 좀 더 현명했으면”

성유리는 함께 출연한 선배 박지영으로부터 큰 교훈을 얻었다. “촬영장에서 너무 지친 나를 보고 선배가 ‘이 안에서 재미를 찾아보라’고 했다. 나는 연기를 하면서 절대 즐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재미를 찾는 방법을 조금은 안 것 같다.”

가수 출신 연기자로서 만만치 않은 성장통을 겪은 성유리는 그래서 함께 그 시련을 겪으며 배우로 당당히 활동하는 박정아, 윤계상, 정려원 등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같은 길을 걸었기 때문에 겪었을 아픔도 잘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정려원과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는 그때 너무 많은 걸 누렸는데 모르고, 지나치고 온 게 너무 아깝다고. 우리끼리 공유하고 위로하며 지낼 수 있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우리 후배들은 좀 더 현명했으면 좋겠다고.”

갓 서른을 넘긴 성유리는 노순금을 연기하면서 요리와 집안 일에 ‘베테랑’이 됐다. 결혼할 준비를 마친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는 일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성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을 잘 모르겠다며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결혼할 사람은 느낌이 딱 온다고 하더라. 어느 순간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구나’라는 느낌. 그래서 나도 한번 기다려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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