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사랑도 이별할 때도 살갑기 보단 차갑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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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1일 07시 00분


‘로맨스가 필요해’의 주인공 선우인영 역의 조여정. 합리적인 성격의 싱글 여성 심리를 적절히 표현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로맨스가 필요해’의 주인공 선우인영 역의 조여정. 합리적인 성격의 싱글 여성 심리를 적절히 표현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 데뷔 후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로맨스가 필요해’ 조여정, 그녀의 연애법

평소엔 나사 풀린 듯 어리바리한 나
사랑할 땐 지극히 현실적으로…
헤어질 때도 의외로 칼 같이 끝내요

실제로 로맨스가 필요하냐고요?
20대에 실컷 사랑해봤으니
서른 살엔 좋은 작품이 더 필요해요


영화 ‘방자전’에서 청순하면서도 요염한 매력을 뽐냈던 연기자 조여정(30)이 이번에는 한없이 말랑 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조여정은 케이블·위성TV 채널 tvN의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10년 사귄 남자친구 김성수(김정훈)와의 식상해진 관계를 고민하는 서른 세 살의 특급호텔 컨시어지 지배인 선우인영으로 일명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를 연기 중이다.

조여정은 “이제야 나 같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내가 하고 싶었던 캐릭터”를 맡게 됐다며 그에게 찾아왔던 ‘로맨스’에 대해서도 살짝 들려줬다.

● 달달한 로맨스는 처음,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캐릭터

조여정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적잖이 목말랐음을 털어 놓으 “내 나이에 감당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지금보다 더 어렸으면 이 역할을 못한다고 했을 것 같아요. 연기하는 사람이 부끄럽고 민망하면, 보는 사람은 몇 배 더 민망하거든요. 갓 서른이 지난 지금의 저의 모습이기도 하고, 제 경험이기도 해서 다른 작품 마다하고 선택했어요.”

극 중 선우인영은 자신의 욕망을 정직하게 상대방에게 얘기할 줄 알고, 욕망과 비례해 이성적인 균형과 타협도 잃지 않는 합리적인 도시 여자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이성 보다 감성이 앞서고 정에 약한 캐릭터.

“인영이가 좀 어리바리한 면이 있어요. 그런 면은 평소의 저랑 많이 닮아 있더라고요. 저랑 진짜 친한 사람들만 아는 ‘나사 빠진’ 모습을 끌어내는 중이예요.(웃음)”

지난해 영화 ‘방자전’을 통해 크게 주목을 받은 그는 후속작으로 영화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로맨스가 필요해’를 택했다. 그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중요했을 뿐, 채널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작품을 선택할 때 절반은 비워놓는 편이다. 그래서 오히려 상대방에게 ‘의외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 조여정의 ‘로맨스’

‘로맨스가 필요해’에서 선우인영은 스물 셋에 김성수(김정훈)를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조여정의 스물 셋 로맨스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동갑이었던 친구와 오래 연애를 했어요. 지금 연기하면서 그 때의 추억이 많이 떠올라요. 20대에는 진하지도, 무겁지도 않은 연애를 하잖아요. 사랑은 크고 꿈은 많지만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 않은 학생 커플. 돌아보면 그 사람이 그리운 것 보다는 그 때의 우리가 참 사랑스러웠던 것 같아요.”

조여정은 인영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다가도 연애 방식은 180도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사랑에 있어 조여정은 선우인영처럼 정에 이끌리기 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편이라고.

“굳이 부풀려 꿈꾸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아요. 대신 순간의 작은 행복에도 크게 감사할 줄 아는 게 제 연애 방식이에요.”

연애를 하면서 고민이나 갈등이 생겨도 주변에 조언을 잘 구하지 않는다. “과연 그런 조언들이 도움이 될까 싶어요. 사람의 상상력은 끝이 없으니까.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정신 건강에 나쁘더라고요. 두 사람의 얘기는 결국 두 사람만이 아는 거잖아요.”

● ‘로맨스가 필요해’를 통해 배우는 또 다른 사랑법

드라마에서 조여정은 10년의 사랑인 김성수를 쉽게 놔주지 못하고 그의 곁에서 친구처럼, 누나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머문다.

반대로 실제 조여정은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질 때 오히려 ‘칼’ 같다고 했다. “이별 후 가슴앓이는 오래 하지 않는 편이예요. 그런데 인영이를 연기하면서 ‘나는 왜 20대에 그렇게 해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것도 사랑의 한 과정일 텐데 내가 너무 매몰찼나. 이렇게 다른 사랑 법도 배워가는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새로운 사랑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그녀에게도 새로운 로맨스가 시작될까? 조여정은 “로맨스는 언제나 필요하죠. 하지만 사실 연예인에게 연애는 자유롭지 못하잖아요. 20대에 마음껏 연애해 봤으니, 지금은 ‘로맨스’도 필요하지만 좋은 ‘작품’이 더 필요해요”라며 웃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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