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이주일, 뭔가 보여주지도 못하고…“정치환멸”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0일 07시 00분


‘코미디 황제’ 92년 정치참여 선언

1992년 4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발기인 초청 만찬장에서 이주일이 정주영 대표(왼쪽부터)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992년 4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발기인 초청 만찬장에서 이주일이 정주영 대표(왼쪽부터)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스포츠동아DB
4·27 재보선을 48일 남겨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의 선거 판세를 둘러싼 계산이 가파르게 펼쳐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는 강원도 지사를 두고 전 MBC 사장이었던 엄기영·최문순 씨가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관심이 뜨겁다. 방송·연예계 출신 인사들의 각종 공직 선거는 그들의 지명도에 따라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1992년 “뭔가 보여드리겠다”며 정치 참여를 선언하고 선거에 뛰어든 연예인이 있었다. 바로 1980년대 ‘코미디의 황제’로 불린 이주일이다. 이주일은 자신이 만들어낸 유행어처럼 말 그대로 “뭔가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14대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그해 오늘, 경기도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일국민당 후보로 등록했다.

이주일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잡음이 있었다. 이주일이 속한 국민당은 그해 1월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발족한 정당. 정 회장과 이주일은 강원도를 고향으로 둔 인연으로 평소 친분을 쌓았다. 이주일은 국민당 측의 출마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지만 얼마 가지 못해 갑자기 해외로 출국하면서 ‘외압설’에 휘말렸다. 이를 두고 온갖 억측이 나돌았다. 이주일은 이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결국 선거에 출마해 14대 의원직에 당선됐다. 그러나 1년 뒤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면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번복하는 등 파란의 정치 운명을 걸었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이주일은 “정치는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시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대중의 사랑을 되찾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