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대학생들이 손꼽은 올해의 배우] 여배우 틀 과감히 깬 잔혹한 ‘피의 복수’…겁 없는 그녀, 꽃 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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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7시 00분


■ 대학생들이 뽑은 ‘올해의 배우’ ‘김복남 살인사건…’ 서·영·희

데뷔 11년 만에 ★로 뜬 서영희대학교 영화 동아리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10년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여자 배우로 꼽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 스포츠동아DB
데뷔 11년 만에 ★로 뜬 서영희
대학교 영화 동아리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10년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여자 배우로 꼽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 스포츠동아DB

서영희는 올해 스크린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새로운 연기파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2010년 그가 스크린에서 보여준 활약에 대해서도 설문에 참여한 대학 영화 동아리 회원들도 공감했다. 그 결과 서영희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올해의 여배우’로 꼽았다.그는 설문조사에서 총 28표를 얻어 윤정희 조여정 전도연 등을 제치고 ‘올해의 여배우’에 올랐다.

9월 개봉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이하 김복남…)은 ‘서영희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쏟아진 작품이다. 서영희는 이 영화로 4개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았다. 5월 칸 국제영화제 참가부터 11월 대한민국 영화대상 여우주연상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각종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은 유난히 남자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가 많아 ‘여배우 기근’이라는 우려를 나오기도 했다. 서영희는 이런 상황에서 여배우로서 선택하기도, 연기하기도 쉽지 않은 잔혹한 복수 스릴러의 주연을 맡아 더욱 돋보였다.

서영희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상 받는 것 밖에 한 일이 없는 것 같다”고 감격해 하며 “대학생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건 그만큼 앞으로 해야 할 연기의 몫이 더 커진 것 같아 책임감이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김복남 살인…’에서 연기변신을 시도한 서영희
‘김복남 살인…’에서 연기변신을 시도한 서영희

왜? 서영희 인가?

여배우 기근 속 ‘연기파 재발견’ 큰 수확
주·조연, 장르 넘나드는 도전정신 찬사
설문서 28표… 윤정희·전도연도 앞질러

● “여배우의 연기 영역을 넓혔다”


서영희를 올해의 여배우로 꼽은 응답자 의견 대부분은 “새로운 연기파 배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 누구나 할 수 없는 역할에 과감하게 도전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 이들은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을 확장시켰다”거나 “여배우라는 수식어보다 배우라는 이름이 걸맞다”고 평가했다.

서영희는 “읽자마자 가슴을 아프게 했던 시나리오였고 무엇보다 여자의 시선으로 한 편의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에 매료됐다”고 ‘김복남…’의 출연 과정을 돌이켰다.

그는 피의 복수를 하는 이야기 역시 부담보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로 받아들였다.

서영희는 “아픔이 있는 여자가 시원스레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 그 과정은 분명히 고통스러웠지만 배우라면 한 번쯤 욕심내볼 만한 역할”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두 번은 연기하지 못할 캐릭터”라고 영화에 참여했던 기간 감내해야 했던 가슴앓이도 우회적인 표현으로 토로했다.

2011 서영희?

“대학생이 뽑은 배우 책임감도 커져
다음 작품은 따뜻한 영화 하고 싶어
2011 소망? 열두달 일하며 사는 것”

● 오랜 조연 끝에 마침내 만개한 스타


서영희를 최고의 여배우로 선정한 응답자들은 공통으로 “조연과 여주인공의 경계를 두지 않는 과감한 선택”에도 높은 점수를 주었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영화 속 비중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영희는 최근 2∼3년 동안 MBC 드라마 ‘선덕여왕’,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와 영화 ‘추격자’, ‘청담보살’ 등을 드라마와 영화, 사극과 코믹 멜로, 스릴러 등 활동 무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주·조연을 넘나드는 전천후 활동을 펼쳤다.

배우로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으며 정상을 향해 갔고, 그 결과 데뷔 11년 만인 올해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도전을 즐기는 대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영희는 이 같은 찬사를 듣고 그동안 겪은 배우로서의 슬럼프를 소개하며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연기를 선택한 모든 배우가 슬럼프를 겪고 그러다가 관두고 싶은 생각을 하기도 할 텐데 저도 그런 때가 여러 번 있었다. 물론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더 욕심이 생긴 건 아니지만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았다.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

이제 충무로가 주목하는 중요한 여자 배우 중 한 명이 된 지금, 그는 현재 가진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영화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한 ‘추격자’를 거론한 뒤 ‘김복남…’을 의식하며 “늘 다음 작품은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마음대로 잘 안되고 있다”며 “아직 해본 역할과 영화가 별로 없다. 다음엔 정말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공개했다.

올해를 누구보다 뜨겁게 보낸 서영희의 2011년 소망은 뭘까.

“열두 달 동안 내내 일하며 사는 것”이라는 그는 “올해는 상만 받고 연기는 못 했으니 그걸 만회하려면 정말 열심히 연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서영희의 2011년 첫 출연작은 민규동 감독의 옴니버스 가족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다.

● 스포츠동아, 전국 15개 대학 영화 동아리 설문


‘전국 62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아저씨’의 흥행, 원빈과 서영희, 송새벽과 이민정의 재발견, 하지만 부족한 다양성과 참신함….’ 2010년 한국영화를 돌아본 대학생들의 시선이다. 대학생들의 눈은 일반 관객은 물론 언론과 평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그 젊고 창의적인 눈만큼 대학생들은 한국영화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스포츠동아는 2009년 12월3일부터 올해 12월2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와 관련해 전국 15개 대학 17개 동아리 11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영화를 결산하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2009년에 이어 올해 2회째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대 대학생의 시선으로 한국영화의 한 해를 돌아보고 그 성과와 희망을 엿보기 위한 것이었고 학생들은 성실한 답변으로 응해주었다. 설문에 응해주신 대학생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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