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김국환 ‘타타타’ 한국노랫말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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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4일 07시 00분


가수 김국환. 스포츠동아DB
가수 김국환. 스포츠동아DB
‘네가 나를 모르는데/난들 너를 알겠느냐/한 치 앞도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그런 거지/….’

가수 김국환(사진)이 부른 ‘타타타’의 가사다. ‘타타타’는 이처럼 인생에 관한 회한을 자조적 시각으로 그려냈다. 이 노래는 삶에 대해 ‘산다는 건 좋은 거지/수지맞는 장사잖소/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무슨 재미/그런 게 덤이잖소’라며 낙관적 시선으로 끝맺는다. ‘아하하…!’ 이어지는 웃음소리는 자조와 낙관의 인생을 단적으로 표현하며 많은 이들에게 다가갔다.

1992년 오늘, 노래 ‘타타타’가 한국노랫말대상을 차지했다. 작사가 양인자 씨가 인도 여행 중 알게 됐다는 산스크리트어 ‘타타타’는 ‘그래, 바로 그거야’라는 뜻. 남편 김희갑 씨가 곡을 붙인 ‘타타타’는 그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노래는 1991년 세상에 나왔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했다. 그해 말 방송된 MBC 주말극 ‘사랑이 뭐길래’가 아니었다면 ‘타타타’는 그저 음반 한 켠에 제목으로만 남았을 터이다.

이순재, 김혜자, 최민수, 하희라, 김세윤, 윤여정 등이 주연한 ‘사랑이 뭐길래’는 가부장적 ‘대발이’ 아버지의 집안과 그와는 대조적인 가정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 최고 64.9%, 평균 59.5%의 시청률은 당대 인기를 말해준다.

‘타타타’는 1992년 초 이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커다란 인기를 모았다. 김수현 작가가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 발굴한 노래는, ‘난 알아요’의 서태지와 아이들, ‘보이지 않는 사랑’의 신승훈과 함께 김국환을 그해 최고의 가수 후보로 올려놓았다.

김국환이란 이름이 생소하다면 그가 ‘은하철도 999’ 주제가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건 어떨까. 1971년 DJ 이종환의 소개로 김희갑 작곡가를 만나 가요계에 발을 내디딘 김국환은 1977년 ‘꽃순이를 아시나요’로 인기를 모았다.

‘타타타’와 ‘꽃순이를 아시나요’는 김국환과 조용필의 남다른 인연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1977년 조용필이 1960년대 말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단속 대상이 되면서 그가 부르기로 했던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김국환이 부르게 됐다. 이후 김희갑이 조용필에게 ‘타타타’를 줬지만 마지막 부분의 웃음이 그의 분위기와 맞지 않아 이 노래도 김국환이 부르게 됐다. 최근 한 아침 프로그램에 가수 김국환이 등장,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며 많은 이들이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스산한 겨울, ‘타타타’의 온기가 전해져오는 듯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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